고객이 나서서 기업 알리는 풀마케팅 구사
기업이 구매 유도하는 푸쉬마케팅과 상반
고객중심 ‘찐심크루’ 만들어 의견 적극 청취
홍범식 사장 “고객이 추천자 되면 선순환”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주>
“사람이 중심이 되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잘 전달하면, 만족한 고객이 스스로 추천자(Promoter)가 되고 이것이 우리의 가치를 올리고 다시 고객에게 가치를 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홍 사장이 그린 전략은 이른바 풀마케팅(Pull Marketing). 고객이 홍보에 적극 나서는 방식으로, 기업이 광고 등을 통해 직접 구매를 끌어내는 푸쉬마케팅(Push Market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예컨대 공모전 등을 진행해 고객 참여를 유도, 이 자체로 홍보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당기는 힘은 경청에서 나온다. 고객의 진솔한 소리를 듣는 소통 프로그램 ‘찐심데이’를 만든 이유다. 2023년부터 운영 중인 이 프로그램에는 주선자 격인 ‘찐심데이 지원센터’가 있다. 할 말 있는 고객과, 그 내용을 들을만한 각 조직의 임직원을 연결해준다. CEO도 예외는 없다. 현장에는 소통 전문가가 나서서 자연스럽게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찐심데이 도입 이후 2년 동안 임직원 500여명이 고객 약 1000명과 만났다. 현장에서 들은 의견은 다양한 서비스에 반영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앱 ‘당신의 유플러스’, 모바일 AI 에이전트 ‘익시오’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풀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찐심데이’를 ‘찐심크루’ 활동으로 확장 운영한다. 고객과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임직원과 고객이 만난 지 1일 이내에 관련 부서의 피드백을 즉각 전달하고, 일주일 이내에는 어떤 서비스에 어떤 식으로 해당 의견을 반영할 예정인지를 알리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찐심크루 활동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로 정례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주요 경영진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고객 중심으로 결정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MZ가 받고 싶은 혜택, 대학생이 직접 발굴
경청의 힘이 이끄는 활동은 더 있다. MZ세대를 대표하는 대학생들이 직접 맞춤형 혜택을 발굴하는 ‘참여형 멤버십 프로젝트’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참여형 멤버십 프로젝트’ 2기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발대식에는 국내 주요 광고·마케팅동아리 소속 대학생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고객 맞춤형 혜택을 발굴하고, LG유플러스는 이를 실제 서비스에 반영해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주고 싶은 혜택이 아닌 받고 싶은 것을 헤아려 나가는 과정인 셈이다.
지난해 1기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는 실제로 반영되기도 했다. 매달 다채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유플투쁠’ 내 ‘스포츠 데이 이벤트’, 유플투쁠 이용 고객을 위한 ‘행운의 굿즈 패키지’ 제작, 유플투쁠 AI 혜택 영상 제작 등의 활동을 제안해 실제화 됐다.
2기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오는 12월까지 약 10개월 간 활동을 펼친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LG트윈스와 협업할 수 있는 마케팅 아이디어를 찾고, AI 기술을 활용해 Z세대에게 맞는 멤버십 영상 광고를 제작할 예정이다.
기존과 달라진 점이 있다.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범위가 기존 멤버십에서 전사 서비스 혜택을 포함하는 마케팅 활동 전반으로 확대됐다. LG유플러스는 이들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멤버십 혜택 과 서비스에 적용할 방침이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전략담당(상무)은 “‘참여형 멤버십 프로젝트’를 확대 운영하며 MZ세대 대학생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성장을 돕겠다”며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일상에서 꼭 필요한 멤버십 혜택을 사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최고의 혜택을 추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