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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칼럼] 점쟁이와 탈모치료 의사의 공통점은?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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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현준기자 |  2015.11.24 13:23:31

인간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그 중의 하나가 호모 아우구란스(homo augurans)다. 점을 치는 존재를 뜻한다. 점은 앞날을 예측하기 위한 방법이다. 예전에는 정초에 심심풀이로 보는 낭만이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 세상이 된 지금은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사회현상 경향이 강하다. 

얼마 전 큰 인기를 끈 영화 '관상'의 배경을 사람들의 답답함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직업인에는 예언가와 점쟁이가 있다. 예언가는 국가적 운명이나 사회의 큰 변화를 이야기하고 점쟁이는 개인의 길흉화복을 말한다.

홍계관은 조선의 유명한 점쟁이다. 그는 정승인 상진의 인생을 봐 주었다. 보는 족족 다 맞았다. 홍계관은 상진에게 죽을 날도 알려줬다. 그런데 침착하게 죽음을 준비한 상진은 해가 지나도 살아 있었다. 홍계관은 상진에게 물었다. “남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수명이 연장된 듯합니다. 그런 사연이 있습니까.” 

상진은 젊은 시절에 궁궐에서 황금술잔을 훔친 별감을 보호해 준 적이 있다. 상진은 선행으로 운명을 넘어 15년 수명이 연장되었다.

유사 이래 예언가와 점쟁이는 끊이지 않았다. 신통한(?) 점쟁이에게 많은 사람이 줄선다. 그렇다면 족집게 점쟁이는 어떻게 남의 앞날을 알 수 있을까. 이는 두 가지 인간심리가 바탕 돼 있다. 하나는 공감심리다. 점쟁이가 비슷한 이야기를 해도 자신의 경험이라고 믿는 심리가 있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기 바라는 존재로서의 허점이다.

또 하나는 두 가지를 제시하는 기술이다. 가령, A스타일이지만 때로는 B경향도 보인다는 설명이다. 점쟁이가 “당신은 겉으로는 강한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매우 약하다”는 표현을 하면 십중팔구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점쟁이나 상담가가 애매하게 말해도 스스로 믿고 싶어하는 마음이 의뢰인에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참 용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필자는 상담을 위해 온 탈모인들에게 탈모치료기간이나 효과에 대해 정확히 예측해준다. “머리카락 재생 치료가 가능합니다. 머리카락은 이 부분까지 나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모발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모발이 다시 나는 데 필요 기간은 6개월입니다. 모발이 다시 나지만 얼마 후 빠질 것입니다. 그것을 막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분명하고 자신있는 표현에 고객은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지만 치료후에는 신뢰를 보낸다. 특히 치료받고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자란 경험자의 소개로 온 고객은 절대적으로 신뢰를 한다. 그래서인지 점쟁이처럼 용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고 필자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미래를 점치는 예언가나 점쟁이는 아니다. 의학적인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하는 의사다. 탈모인들의 치료 효과, 예후 등을 상당 정도 점칠 수 있는 것은 축적된 결과 덕분이다. 

상담 때 두피 상태를 보면 탈모 진행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유전에 의한 탈모인지, 환경요인으로 머리카락이 손상 됐는지 알 수 있다. 원인을 알면 치료 후 재발 가능성 여부도 예측할 수 있다. 상담 때 자신 있게 이야기 하는 근거다. 이는 필자만의 능력이 아니다. 탈모치료를 하는 의사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다, 결론이다. 

세상 사람들은 점쟁이를 과학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런데 과학자 중에는 점쟁이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학자와 경기를 예측하는 경제학자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점쟁이와 비슷하다. 이들과 점쟁이의 차이는 예측을 위한 분석의 과학성에 달려 있다. 점쟁이가 과학자가 아닌 것은 그들의 분석 방법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탈모치료의 예측이나 결과는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경험의 산물이다. 탈모인이 병원에서 탈모치료를 받아야 할 이유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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