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 안홍철 사장이 2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같은 행동주의(Actist) 헤지펀드에 대해 투자를 삼가겠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의 엘리엇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엘리엇이 삼성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만들어 우리도 불편했다”면서 “앞으로 그와 유사한 형태의 투자를 하는 헤지펀드에는 투자를 삼가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주식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재한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기업 및 보유주식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다.
KI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엘리엇에 지난 2010년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KIC는 법규상 투자 대상을 외국 자산으로 제한하고 국내 자산에는 투자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다만 헤지펀드는 자산운용 특성상 이 부분을 완전히 금지하기는 어려워 출자기관 전체 운용자산 중 5% 이내의 범위에서만 한국 관련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안 사장은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엘리엇 투자가 법 위반은 아니라고 밝히며 “중도 해지를 하면 손해를 보게 되니까 펀드가 만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엘리엇에 대한 투자금 회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안 사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기적으로 올려 지난해부터 야권의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사퇴요구에 대해서 안 사장은 대부분 “죄송하다”고 답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