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도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디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과 해외투자은행(IB)에 따르면 디플레 우려를 벗어나는 듯했던 한국 경제가 최근 들어 또다시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는 신호가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또한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제 유가가 끝 모를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디플레의 공포가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다른 나라의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절하의 본질은 중국이 자국의 디플레 우려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제 디플레를 막 벗어나려던 일본이 중국산 수입품 가격 하락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원화의 명목 실효환율 절상이 디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가 침체한다면 이는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한층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위안화 평가절하에도 최근 원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여 환율 경로를 통한 물가하방 압력은 사실상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중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디플레 압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투자와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실물 경제 측면에서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내수 부양에 성공하면 이런 디플레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대외 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