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馬)음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재능기부는 국적도 없습니다”
지난 13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승마랜드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승마장 말 잔등 위에는 몸을 가누기 힘든 장애인이 타고 있었고, 말 양옆에는 보조인들이 말의 고삐를 쥐고 장애인들을 부축하며 경쾌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재활승마가 한창이었다.
재활승마 보조인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그들은 다름아닌 국적을 달리한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경마 관계자들. 국적부터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일본, 한국 등으로 다양했고, 국적만큼 피부색도 형형색색이었다. 모처럼 경주로가 아닌 승마장에서 다국적 마필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재능기부를 하고 있었던 것.
이번 재능기부 행사는 아일랜드 경마교관 딘 러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딘 러셀 교관은 한국에서 재활승마를 하는 장애아동 대부분이 생활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스스로 재활승마 자선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에도 외국인 기수, 트랙라이더를 중심으로 300만원이라는 큰 성금이 모아졌다. 이 아름다운 모금에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직원들은 재활승마를 추진으로 힘을 보탰고, 김남성 렛츠런파크 부경 기수협회장을 비롯한 국내 기수 20여명도 기꺼이 재활승마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순식간에 장애인 재활승마 행사가 성사되기에 이르렀다.
이날 재활승마 체험자는 대구북구 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진복)과 대구재활복지센터(센터장 최윤락) 장애아동 40명과 그 가족들이었다.
재활승마 체험을 하러 온 장애아동 보호자는 “그동안 우리아이는 재활승마를 통해 허리를 못 피던 아이가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을 만큼 자세가 좋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을 재활승마 비용으로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장애아동을 위한 재활승마시설이 많이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기관 두 곳에 각 150만원씩 기부금 전달식행사에 이어 장애인 재활승마 체험이 2시간가량 이어졌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한 렛츠런파크 부경 기수들은 지난 2011년부터 경주에서 1위를 할 때마다 일정금액을 적립하는 '기부 릴레이운동'을 펼쳐 현재까지 총 4251만원을 모았고, 렛츠런파크 부경에서도 '기부 릴레이운동'과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펀드를 운영해 양측 합계 총 8500만원을 어린이심장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지역 내 수십명의 어린이 심장환자들이 새 생명의 삶을 일굴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김남성 렛츠런파크 부경 기수협회장은 “말을 탄다는 재능이 이렇게 가치있게 쓰일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도 재활승마와 기부릴레이 운동을 꾸준히 펼쳐 지역 내 경마기수의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