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최진숙 차승환 최해일 부장판사)는 한 총재와 권 의원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 심문 결과와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면서 이들의 청구를 기각해 서울구치소에서 수용 생활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심사에서 법원은 한 총재 측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의 진술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고,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특검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국민의힘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에 더해 지난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달 23일 새벽에 구속됐다.
이어 한 총재는 김씨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와 지난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으며, 또한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이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 역시 수사 대상이다.
이에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에 한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전달해줬다는 의혹, 2022년 2∼3월 한 총재를 찾아가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는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권 의원 측은 수사의 핵심 단서인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특검이 이번 혐의와 무관한 압수수색영장을 토대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기각했다.
권 의원의 구속 기간은 추석 연휴 중 만료되는데, 관례상 특검팀은 그를 연휴 시작 전인 오늘일 구속기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총재는 구속적부심사 심문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를 구속해 참담하고 답답할 지경”이라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이날 진술에서 “평생을 세계평화를 위해 평화의 어머니로 일해왔다”며 “인류가 한 가족이 돼야 세계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온 세계를 다니며 이 원리를 사람들에게 가르쳐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나에게 대한민국이, 국가가 나를 이렇게 대우한 것에 대해 참담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하면서 “하늘의 뜻이 깃든 성전을 만들기 위해 온 전력을 다해왔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심문은 오후 4시부터 7시 40분까지 3시간 40분가량 진행됐으며, 한 총재 측은 “혐의를 뒷받침하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고 현재 건강이 좋지 않아 구속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