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신천지, 국힘 입당 지역별 할당 지시” 진술 확보
당 연루설 나오자 민주당에 ‘별도의 신천지 특검’ 역제안
정교유착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검· 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에서 신천지 교인 수만명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친윤(親윤석열) 핵심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당 원로 김무성 의원 등의 연루 녹취 내용이 드러나자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신천지 유착 의혹 특검법을 수용하겠다고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신천지의 정치개입 관련 의혹들이 쏟아졌지만, 통일교 특검은 집중적으로 요구하면서도 ‘신천지 의혹을 통일교 특검에서 함께 수사하자’는 민주당 제안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과거 신천지와 보수정당의 끈끈한 관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당시 검찰총장이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속해서 막았던 사실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통일교-신천지를 동시 특검할 경우, 정부·여당이 관심을 두고 있는 신천지 수사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그동안 민주당에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법과 별도 특검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주장하고 있는 쌍특검에 대한 정부 여당의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지금 장동혁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계속하는 중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2개 특검은 민주당 의원들의 ‘공천뇌물 사건 특검’과 ‘통일교 게이트 특검’ 쌍특검을 수용하라는 내용이다. 정치권 전반에 퍼진 검은 돈을 뿌리뽑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민주당 공천뇌물 특검로서 이미 김경 서울시의원(탈당)의 세차례 소환조사로 진술이 어느 정도 확보된 걸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강선우 의원(탈당) 소환 일정 뒤로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소환 일정을 진행하면서 김경의 진술이 만천하에 공개돼 대비할 시간, 입을 맞출 시간을 줬다는 건 아예 수사하지 않겠다거나 무능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송 원내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특검으로 반드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깨끗한 공천으로 깨끗한선거를 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만 있다면 공천뇌물 특검을 거부할 아무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선 분명히 (양당 모두) 통일교 금품수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법안을 발의했는데, 민주당은 거기에 신천지를 물타기해 함께 하자는 법안을 냈다”며 “신천지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의혹 수사만 해도 특검 수사 내용으로서 굉장히 방대하고 복잡한 많은 내용이 포함돼 있어 통일교 특검은 통일교 특검에 집중하고 신천지 특검은 신천지 특검에 집중해 깊이있는 수사 통해 실체적 진실을 국민 앞에 명명백백 밝히자는 게 우리 당의 제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 원내대표는 이날 합수본 수사에서 나온 신천지 교인 녹취 보도 관련해 “우리 당 중진과 뭔가 유착 관계가 있는 뉘앙스를 풍기는 보도가 있었는데, 좋다. 신천지 관련 내용이 우리 당에 문제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회피하는 게 아니냐고 프레임을 만들 수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며 “신천지 특검을 하겠다. 그러나 별도 특검으로 추진하고, 통일교 특검 꼭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당비 납부당원’ 100만명 돌파(108만명대)를 최근 홍보한 것은 당원 100만명이 통일교·신천지와 정교유착으로 쌓아 올린 탑이 아닌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떳떳하다면 지금 당장 (민주당이 발의한)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수용하라. 이참에 정교유착 의혹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한 정당 원내대표께서 다른 정당 당원에 관련해 조롱 섞인 발언한 것에 특별히 논평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민주당 당원명부를 압수수색해서 특정 종교단체에서 입당한 분이 얼마나 되는지도 한번 면밀히 수사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합수본은 신천지 측이 윤석열 전 대통령 외에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권성동 의원 등 보수야권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5년간 5만명 이상 신도를 입당시켰다는 ‘필라테스’ 작전, 홍 전 시장이 2021년 대선 경선을 지목하며 주장한 10만명 입당설, 2007년 대선 한나라당 경선 시기 조직적인 당원가입 정황 들을 겨누고 있다.
특히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전직 간부들로부터 지휘부의 지시 아래 조직적으로 보수 진영을 통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이후 치러진 선거들에 신도들을 동원한 ‘당원 가입 작전’이 진행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천지 측은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 불가능하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합수본은 지난 20일 오전 10시께부터 신천지 청년회장을 지낸 차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차씨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위원회 직능단장을 맡으며 정치권과 연을 맺은 뒤, 2010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비상근 부대변인을 역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