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5.08.15 14:11:48
주부 윤모(52)씨는 얼마 전부터 손목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저리고 시큰거리는 증상이 계속 됐다. 평소 일상적인 집안일에 이따금씩 손목을 비롯한 관절이 뻐근하긴 했지만 주부에게 발생하는 당연한 퇴행성 변화로 생각했다.
하지만 윤씨는 어느 순간부터 손목을 구부리기가 어렵고, 손가락까지 통증이 발생하게 되자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고, '건초염' 진단으로 휴식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회복 중에 있다.
- 관절의 과도한 사용, '건초염' 유발
건초염이라는 병명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질환이다. 또한 건초염은 관절 부위 어디든 생겨날 수 있지만, 유독 손가락과 손목에 집중돼 발병되는 편이며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부터, 기타나 피아노 등 악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업군에 이르기까지, 건초염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질환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건초염은 어떤 질환일까? 병명 그대로 힘줄(건)을 싸고 있는 얇은 막(초) 자체 또는 막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건초염은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 큰 부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손상이 누적돼 발병된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박준석 과장은 “건초염은 관절의 과사용으로 인해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자각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수롭지 않은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지레 넘기는 경우가 상당수다”고 설명했다.
평소 특정 관절 부위를 누를 때 심한 통증이 있다거나, 관절 주변에 부종과 함께 뻐근한 느낌을 받는다면 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 덥고 습한 여름철에 유독 발병률 높아
건초염은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드는 6월부터 8월까지 발병률이 가장 높다. 기압이 낮고 습한 여름 날씨에는 상대적으로 관절 내 기압이 높아지는데, 이 때 관절 조직들의 활동이 왕성해져 신경을 자극하고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이 추운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것도 건초염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 건초염 치료는 관절의 휴식부터, 심한 경우 수술적 방법 필요
만약 건초염 초기 증상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관절에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다.
박 과장은 “건초염 치료의 핵심은 최대한 통증 부위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며, 만일 부기나 열감이 있다면 냉찜질을, 열감이 없이 통증만 발생된다면 온찜질로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일 이러한 일반적인 보존적 방법으로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부목이나 보조기로 움직임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협착성 건초염의 경우 오래 방치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건초가 이미 많이 손상돼 파열이 진행된 것으로, 염증으로 좁아진 건초를 제거하는 건막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10분 남짓으로 비교적 짧아 부담이 적고, 국소마취 및 절개 범위 또한 작아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질환을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다. 건초염은 최대한 관절을 혹사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어쩔 수 없이 지속적으로 관절을 사용해야 한다면 평소 손목 등 관절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시행해 관절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 도움말=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박준석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