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부산세관(세관장 정재열)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한국 중년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일본산 파운데이션 68만여개, 시가 16억원 상당을 52회에 걸쳐 밀수입해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에 무자료거래로 내국세를 빼돌린 A사 대표 김모(55)씨에게 관세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과거에는 고세율 또는 고가품의 수량을 조작해 밀수입하는 수법이 더러 이용됐으나 최근 수입자유화 이후에는 수량조작에 의한 밀수가 거의 사라졌음에도 수입제세 및 내국세 등을 탈세하기 위해 선적서류상의 수량 앞자를 3자에서 2자로 조작하는 수법으로 세관을 속여 장기간에 걸쳐 기업형 밀수를 자행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피의자 김씨는 자신이 밀수입한 일본산 파운데이션의 범행사실을 위장하고, 내국세를 탈세하기 위해 무자료 매입을 선호하는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밀수품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씨는 판매수익금 20여억원을 처제, 처남 등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로 은닉해 수사기관의 자금추적을 회피하는 한편, 6억8천만 원 상당의 골프회원권 3개를 구입하고, 고급 외제승용차를 부부가 각각 리스해 타고 다니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관계자는 "무자료거래로 내국세를 탈세한 무자료거래상과 김씨에 대해 동 사실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한편,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불법수입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일본 등지에서 수입되는 화장품, 신변용품 등에 대한 외환거래분석 등을 통해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