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상주지원 진원두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경찰) 기록에 의할 때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 마신 사이다에 고독성 살충제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피해자 가운데 신모(65·여)씨만 의식을 되찾았을 뿐 2명은 이미 숨졌고, 3명은 위중한 상태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피의자 측과 경찰 측 간에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경찰은 ▲피의자 집 대문 부근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 병이 발견된 점 ▲집 뒤뜰에서 3년 전부터 판매금지 된 살충제 원액 병이 발견된 점 ▲집에서 사용기한이 같은 드링크제 여러 병이 발견된 점 ▲사건 당일 피의자가 입은 옷과 스쿠터 손잡이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점 등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박씨와 변호인 측은 “살충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누군가가 고의로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증거물로 제시한 드렁크제 병에서 박씨의 지문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살충제 구입 시기·판매처 등도 확보하지 못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박씨의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박씨는 ‘내가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면 증거가 될 드링크제병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리든지 묻었어야 정상이 아니냐’라고 얘기했다”며 “경찰은 아직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박씨가 일단 구속은 됐지만, 후속 수사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진실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NB=최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