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등의 폭행 및 가혹행위로 D씨의 얼굴과 온 몸에 화상·피멍이 들어 있다. (사진제공=성남 중원경찰서)

경기 성남 중원경찰서는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도 모 대학교 교수 A(5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의 가혹행위에 가담한 그의 제자 B(24·여)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C(26·여)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킨 제자 D(29)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수년간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 등은 2013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수십차례 폭행했으며, 잇단 폭행으로 D씨가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입원해 수술을 받게 되자 방법을 바꿔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40여 차례에 걸쳐 호신용 스프레이를 얼굴에 쏘아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자신들의 인분을 모아 10여 차례에 걸쳐 강제로 먹게 했다.

또한 “업무성과가 나오면 먹어라”라고 지시하며 3일씩 굶기기도 했고, 최근 1년 사이에는 명절 외에는 사무실 밖에 못 나가도록 감금하기도 했다.

심지어 A씨는 외출 중일 때도 카카오톡 단체방에 “따귀 ○○대” “쓰싸(슬리퍼 따귀) ○○대” 라는 식으로 B씨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으며,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가혹행위가 심해질수록 월급은 줄였다. 처음엔 100만원 가량 지급하던 월급을 점점 줄여 30만원대까지 줄였다가, 최근에는 이마저도 주지 않았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A씨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D씨에게 욕설을 하며 가혹행위를 강요하는 모습과 공범인 B씨 등에게 쓰싸(슬리퍼 따귀)를 지시한뒤 아프리카TV영상으로 확인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카톡 내용.

D씨는 디자인 분야 권위자인 A씨가 과거 제자를 지방 모 대학에 교수로 채용하는데 도움을 준 것을 보고, 자신도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수년간 A씨의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참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사실은 D씨가 폭행에 따른 부상 치료차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사회복지사와의 상담을 통해 경찰 신고를 결심하며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지난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 D씨 휴대전화 등에 남아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해 A씨 등의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에서 A씨는 처음엔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를 제시되자 “잘못했다. 선처를 바란다”며 법원에 1억여원을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D씨에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30만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해 왔고, 이마저도 최근엔 주지 않았다”며 “임금을 착취하고 야간에는 잠도 재우지 않고 가혹행위를 일삼는 등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처럼 부려왔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교육부 산하기관이 지원하는 학술지 지원 사업에 허위 견적서를 제출, 3300만원의 정부 출연금을 편취하고(사기), 법인 자금 1억여원을 횡령한(업무상 횡령)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CNB=최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