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가 사는 길은 단 한권의 책인가. 신생 1인 출판사인 운암의 이상주 대표 이야기다.
운암은 1년에 한권 씩 출간을 계획한다. 이를 1인 출판사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방법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운암은 대표 1명에 직원 1명인 초미니 출판사다.
출간한 책도 딱 한권이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는 책을 냈다. 내용은 홍성재 박사의 모발을 살리는 새로운 탈모 치료법이다.
책은 10개월 째 꾸준히 팔리고 있다. 초판 3000부가 모두 소진돼 최근 1000부를 재판했다. 3000부 중 1000여부는 모발 관련 업체 등에서 구입했고, 2000부 가량은 시장에서 알음알음 나갔다. 신생 1인출판사로서는 쏠쏠한 운영이다. 이 출판사는 요즘에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책을 준비 중이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의 등록 출판사는 약 5만개다. 인구 1000명 당 출판사 1개꼴이다. 대부분 영세한 1인 출판사나 미니 출판사로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출판시장이 극히 악화된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운암의 실속 있는 출판은 1인 출판사나 미니 출판사에게 작은 방향등이 될 수 있다. 도서출판 운암의 이상주 대표는 출판사를 창업하면서 세 가지 경영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1년에 1권 출판, 또 하나는 실용서 지향, 마지막으로 저변이 넓은 주제 선택이다.
1년에 1권 출판은 출판사가 책 한 권에만 온 힘을 다 쏟겠다는 의지다. 실용서는 일정 수요층이 형성돼 마케팅에 신경 쓰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많은 사람이 아는 주제는 홍보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려지는 데 주목했다.
이 원칙에 따라 정욱 기획이사는 1000만명에 이르는 탈모인에 주목했다. 탈모 치료의 실용성을 생각하고, 탈모 치료의 대중적인 인기 의료인을 검색했다. 몇 명을 섭외했고, 글쓰기 능력도 있는 웅선클리닉 홍성재 원장과 인연이 맺어졌다.
정욱 이사는 책을 통한 신뢰도와 출판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설득해 원고를 받았다. 정욱 이사는 ‘허리, 무릎 관절 통증 수술없이 고칠 수 있다(이건목 지음)’는 책 기획 사례도 설명했다.
출판산업은 갈수록 여건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지식인과 은퇴자를 중심으로 1인 출판사 창업이 늘고 있다. 1인 출판사나 미니 출판사가 자리 잡는 과정으로 운암이 하고 있는 1년에 1권 출판, 실용서 출판, 대중이 잘 아는 주제 등 세 가지 방법을 염두에 두면 실패하지 않는 창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