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5.07.08 11:18:22
주부 박모(41)씨는 얼마 전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휴식을 취할 때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무릎 관절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거나 영화 관람이나 운전 등 장시간 같은 자세를 지속할 경우 무릎에 뻐근한 느낌마저 들기 일쑤였다.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슬개골 연골 연화증' 진단을 받았다.
무릎 연골이 물렁물렁해지는 '슬개골 연골 연화증'
무릎 앞쪽에는 원형에 가까운 모양의 뼈인 '슬개골'이 있다. 이 슬개골은 허벅지 위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에 연결돼 보행 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슬개골 아래에 위치한 관절 연골이 잦은 충격에 노출되거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물렁물렁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질환을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은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관절 주변 근육이 적을 경우, 무릎에 가해지는 크고 작은 충격들이 근육의 완충 작용 없이 바로 관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종인 과장은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근육량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다이어트와 무릎에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하이힐 착용으로 인해 연골 연화증이 발생될 수 있으며, 주부들 역시 쪼그려 앉는 자세로 집안일을 반복하다 보면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실려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무릎 뼈의 탈구나 골절로 관절이 어긋난 상태에서 그대로 치유되는 등 외상 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도 슬개골 연골 연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슬개골 연골 연화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고, 뛰거나 점프 시 무릎 앞쪽에 찌릿한 통증이 발생한다. 또 무릎을 꿇거나 쪼그린 상태로 장시간 앉아있을 경우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무릎을 펴면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간혹 관절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심한 경우 무릎에 물이 차서 부어 오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조기 발견 시 보존적 치료로 회복,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 시행해야
슬개골 연골 연화증은 조기 발견 시 약물 및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질환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종인 과장은 “슬개골 연골 연화증은 다리를 꼬거나 무릎을 꿇는 등 슬개골에 부담이 가는 자세를 피하고, 대퇴사두근을 비롯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더 이상의 연골 손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보존적 치료로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연골 연화증을 일으키는 원인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불규칙해진 관절면을 다듬는 등의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무릎 통증이 지속될 시에는 자가 진단보다는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 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도움말 =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종인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