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세훈)는 한국 예술영화 유통·배급 활성화와 예술영화 관객저변 확대를 위해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을 새롭게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시행됐던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에 예술영화 유통과 상영, 그리고 관객의 영화 소비패턴의 변화된 환경을 반영함으로서 기존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공급자(상영관) 중심에서 관객(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 예술영화 진흥사업이다.
기존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의 본래 취지도 예술영화의 최소 상영 기회 보장을 목표로 하는 예술영화 유통 지원을 통한 관객 관람기회 확대였다. 하지만 사업이 적정한 평가와 개선 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 영화산업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여러 문제점들을 낳게 됐다. 일부 극장들이 지원금을 극장 운영비 위주로 사용하면서, '극장 연명책'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또 해외 예술영화 중심의 프로그램 편성으로 인해 정작 한국 예술영화가 외면 받는 등 그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
특히, 예술영화의 빈번한 교차 상영의 증가는 극장과 배급사 양측에도 실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예술영화 관객 조사 결과, 관객 다수가 공통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시간대 상영, 짧은 상영 기간, 교차상영 편성 등을 관람의 장애요소로 지적했고, 지역일수록 접근성이 좋은 멀티플렉스 내 예술영화 상영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관객 수 또한 지역 편차가 급격하게 벌어졌다.
따라서 위원회는 교차상영의 최소화를 통해 좋은 예술영화가 안정적으로 상영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 그러면서도 지역 관객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예술영화 유통 활성화를 위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개선방안 연구용역'(`14.8.1~12.19)를 실시하고, 새로운 사업안과 관련해 지난 6개월 동안 영화문화다양성 소위원회에서 그 가능성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한편, 기존 사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기존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이 20개 내외로 선정된 예술영화전용관에 운영 보조금을 지급하는 극장 중심의 지원 방식이었다면, 새롭게 시행되는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은 선정된 한국 예술영화의 배급과 상영, 그리고 관객을 중심으로 하는 지원 방식이다. 즉, 좋은 한국 예술영화를 선정(연간 최대 48편)해 마케팅 비용과 상영관 확보 비용을 지원함으로서 예술영화를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상영해 관객의 접근성과 관람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리고 동 사업은 예술영화의 배급과 상영관 확보라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으로 위탁수행자를 선정해 시행하게 된다. 이는 위원회의 역할과 관련 업계의 전문성을 조화시켜, 동 사업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 운영을 위한 것으로, 지원 대상자의 지원 조건 이행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등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지원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동 사업을 통해 선정된 한국 예술영화의 배급자는 해당 작품을 극장에서 안정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최소한의 홍보비용을 지원받게 된다. 또, 선정된 예술 영화를 일정 기간 또는 일정 회차 이상 지원 조건에 부합하게 상영하는 상영관은 기존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의 평균 지원금에 준하는 대관료를 배급자를 통해 확보하게 된다. 상영관의 경우 전국 비멀티플렉스 예술영화전용관 15개관, 지역의 경우는 멀티플렉스 10개관을 확보해 지원할 계획이다.
동 사업을 통해 확보된 상영관들은 선정된 우수한 한국 예술영화를 지원 조건에 맞게 상영할 경우 나머지 상영 회차에 대해서는 극장이 자율적으로 상영작 선정 및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 좋은 한국 예술영화의 안정적 수급과 함께 지원금도 확보하고, 보다 풍부한 영화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영진위 관계자는 "이번 새 사업 시행으로 한국 예술영화의 상영 횟수를 늘리고 관객의 접근이 용이한 상영 시간 편성과 지속적인 상영 기간 확보를 통해 창작자의 권리 확보 및 예술영화의 관객저변을 확대, 궁극적으로 예술영화 유통·배급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