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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칼럼]박치기 때문에 웃고 울은 ‘박치기 왕’ 김일

Dr.홍의 무명초 이야기<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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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수기자 |  2015.06.23 10:57:53

1960~70년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스포츠 프로 레슬링에 ‘김일‘이라는 스타가 있었다. 

김일은 프로 레슬링을 배우기 위해 혈혈단신(孑孑單身) 일본으로 건너가 역도산의 제자가 되었다. 역도산은 그에게 계속 박치기 훈련을 시켰고 심지어 유리로 된 재떨이가 깨질 때까지 계속했다고 한다. 

이는 박치기를 김일의 트레이드 마크로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고된 수련 끝에 박치기는 김일의 상징이 되었고, 경기마다 승승장구하며 국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 이어진 지독한 가난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때였다. 링위의 거대한 외국 선수들에 주눅 들지 않고 박치기로 상대를 쓰러뜨렸던 김일은 국민들에게 큰 위안과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높아진 인기만큼이나 경기 출전 횟수가 늘어나면서 박치기는 그에게 고통이 되었다. 

체중을 실은 박치기는 상대에게 큰 충격을 주지만, 본인에게도 두배 이상의 충격이 되돌아 와 그가 받는 뇌의 손상은 치명적이었다. 김일은 박치기 후유증으로 환청과 환각 증세까지 보였지만 박치기를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박치기 기술을 사랑하고 환호해주는 국민들 때문이었다. 결국 박치기의 후유증으로 오랜 투병 끝에 사망했지만 김일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한 '박치기 왕'으로 남아 있다.

박치기 때문에 스타가 된 김일은 훗날 다음과 같이 회고(回顧) 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박치기였고, 박치기를 가르친 스승인 역도산이 원망스럽다’

머리털은 의학적으로 온도조절과 충격완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정수리는 신체 중에서 외부 온도의 영향을 쉽게 받아 직사광선이나 추위로부터 민감하여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머리털은 더운 여름에는 직사광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고, 추운 겨울에는 두피의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뇌는 작은 손상에도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아주 단단한 뼈가 감싸고 있다. 게다가 두개골 위에는 단단하고 부드러운 두피 조직으로 덮여 있고 그 위에는 10~15만개의 머리털로 감싸 외부 충격을 완화시키는 쿠션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3중으로 보호 장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뇌를 보호하는 쿠션 기능이 있는 머리털을 박치기 왕 김일은 항상 빡빡 밀고 경기에 나간 것이다. 만약, 머리를 기르고 박치기를 했다면 아마도 충격이 완화되어 후유증이 덜 했을 것이다. 머리털은 단지 멋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이유가 다 있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컬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을 써오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항산화제 치료의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성장인자와 항산화제 탈모치료에 도입하여 주목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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