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영화의 진정한 출발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 특별전이 오는 25일부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월,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알랭 레네는 말 그대로 누벨바그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알랭 레네(Alain Resnais, 1922.6.3.~2014.3.1.)의 영화 세계는 도무지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을 만큼 창조적이며, 늘 활력이 넘친다. 프랑스 누벨바그 동료들인 고다르나 트뤼포 등의 젊은 세대보다 훨씬 연배가 높았지만, 레네는 누구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영화를 만들어왔다.
특히, 알랭 로브 그리예, 마르크리트 뒤라스 등 누보 로망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등 시간을 탐구한 모던 시네마의 걸작들을 빚어냈다. 그가 만든 용기 있는 작품들은 베니스, 카를로비 바리, 베를린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수십 년 간 꾸준히 소개됐고, 2009년 칸영화제 공로상 수상 이후에도 그의 독창적인 영화 작업은 결코 멈춘 적이 없다. 90세를 넘겨서도 작품 활동을 지속하던 알랭 레네는 지난해 타계해 세계영화인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이번 영화의전당 '알랭 레네 특별전'에서는 그의 60여 년 영화 인생 중 가장 빛나는 걸작들을 모아 상영한다. 누보 시네마를 대표하는 훌륭한 장편 데뷔작 '히로시마 내 사랑'(1959), 몽타주 기법이 특징인 단편 다큐멘터리 '게르니카'(1950), '밤과 안개'(1955), '세상의 모든 기억'(1957) 등과 같이 알랭 레네가 위대한 정치적 감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1950년대 초기 걸작들. 그리고 알랭 레네의 인간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 미국 삼촌'(1980), 영화와 연극을 흥미롭게 접목시킨 '멜로'(1986), '스모킹'(1993), '노 스모킹'(1993), 2000년대 이후에도 그의 건재함을 여실히 증명한 '잡초'(2009),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2012) 등 총 18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또, 알랭 레네 작품 세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7월 3일 저녁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상영 후 정한석 영화평론가의 알랭 레네 특별 강연이 마련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최초로 알랭 레네의 작품만을 모아 상영하게 되는 이번 특별전은 6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일반 6천원, 유료회원과 청소년 및 경로는 4천원(매주 월요일 상영 없음)이다. 본 기획전의 상세 내용 및 박인호 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조.
한편, 영화의전당은 메르스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해 모든 영화 관람객을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해 일정 온도 이상의 관객은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