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5.06.04 13:58:24
주부 정모(57)씨는 얼마 전부터 점점 심해지는 어깨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겼다. 머리를 빗거나 선반에 물건을 꺼낼 때는 물론, 잠을 잘 때 몸을 뒤척이면 어깨에 찌릿하고 극심한 통증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단순 노화로 인한 어깨 결림이나 뻐근함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했으나 상태가 심각해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어깨 통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 가능하다거나, 중년에 발생하는 어깨질환은 무조건 오십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어깨 통증은 평소 어깨 관절의 사용 범위, 퇴행성 정도에 따라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어깨충돌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발생된다.
게다가 지난 5년간 회전근개파열이나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비중이 계속적으로 증가 추세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도 어깨 통증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 중 '회전근개파열'은 중년의 관절질환 중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해 어깨 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4개의 힘줄(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을 말한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많이 사용하거나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찢어지거나 손상될 수 있는데, 이를 '어깨 회전근개파열'이라 한다.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움직일 때 팔을 들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팔을 완전히 높게 들어 올리면 오리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초기엔 통증이 매우 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통증의 원인이 일시적인 근육통이었던 것으로 생각하거나 어깨질환이 자연적으로 나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강태환 과장은 “회전근개파열은 특히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부위에만 운동범위가 제한될 뿐 도움을 받으면 팔을 들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 수동적으로 팔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잡았던 팔을 놓으면 힘없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 중 하나로 어깨 통증이 나타나면 이러한 증상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회전근개파열은 1년 이상 방치하면 파열 부위가 점점 커지고 만성화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경우 주변 인대나 힘줄에 변형을 일으키는 2차 손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간혹 끊어진 힘줄이 말려들어가 봉합 수술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깨 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 관절내시경 이용 '회전근개 봉합술', 이제 부분마취로도 가능해
회전근개파열은 조기 치료 시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파열 범위가 클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치료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관절을 크게 절개하지 않고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어 직경 2~5mm의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가는 관을 삽입한 뒤, 관절 상태를 화면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통증의 원인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관절의 손상 부위를 확인 후 수술 기구를 내시경 주위에 넣어 치료하는데, 회전근개파열 이외에도 어깨충돌증후군, 관절와순 파열, 석회성건염 등의 어깨 질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절내시경 수술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 돼야 하며, 치료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민병원은 기존 전신마취로만 진행돼 온 어깨 관절내시경 수술을 부분마취만으로 진행하면서도 효과적인 통증 관리를 병행, 수술 후 회복 속도를 현저히 앞당길 수 있도록 과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된 치료 시스템(CP: Critical Pathway)을 도입했다. 특히 이러한 의료 시스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선진 의료 기술 습득을 위한 병원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미국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병원(HSS, Hospital for Special Surgery)과 협약을 체결해 정형외과 및 스포츠 의학 의료기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결실이 체계화된 의료 시스템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최적의 수술법 적용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강태환 과장은 “손상된 힘줄이 치유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해 어깨에 직접 부담을 주거나 수술 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은 피하고,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관절 운동 각도가 굳어지지 않고 회복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처방에 다른 재활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강태환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