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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25년 ‘프랑스 순정’

4년 전 인수한 프랑스 향수 아낙구딸 적자 지속… ‘프랑스 사업’ 왜 포기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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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5.27 17:39:15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CNB포토뱅크)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수십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프랑스’를 안고 가는 이유는 뭘까? (CNB=도기천 기자)

신흥 갑부보다 명가가 되고 싶다?
화장품 종주국 프랑스에 승부수
중국시장 3조 목표 밑거름 삼아

아모레퍼시픽의 연결기준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2779억으로 전년 1분기 대비 58.2% 급증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29.2% 늘어난 1조2043억원, 당기순이익(2114억원)은 무려 72%나 증가했다. 이 정도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중국 시장 매출은 2011년 1909억원에서 2014년 4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안에 서울시내 면세점들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라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관세청은 중국관광객의 증가로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자 서울 시내 3곳, 제주 1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롯데면세점, 이랜드 등 유통공룡들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상의 위치에 최대규모 면세점을 열 계획이라 뷰티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면세점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아모레는 2020년까지 중국에서만 3조원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중국현지와 국내면세점의 동시 공략으로 거대 중국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런 호조세에 힘입어 주가도 급등했다. 재벌닷컴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 주식 가치는 10조3천억원이 넘는다. 4개 상장 계열사의 주가 상승 덕분이다. 이 추세라면 주식부호 1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2조3천억원)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아모레가 인수한 프랑스 화장품 기업 아낙구딸의 주력상품인 ‘롤리타 렘피카’

‘미드나잇 인 파리’가 준 교훈

하지만 향수 사업법인인 아닉구딸(Annick Goutal S.A.S)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에 법인을 세운 것은 지난 1990년. 무려 25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유럽 경제가 내수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순정’, ‘리리코스’ 등 프랑스에 내놓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했다.

‘롤리타 렘피카’라는 향수가 인기를 끌자 2011년 현지 향수 브랜드인 아낙구딸을 인수했지만, 이마저도 4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8325억원. ‘31억 적자’는 말그대로 ‘옥의 티’다

하지만 아모레는 프랑스 철시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모레가 고집을 부리는 데는 서 회장의 자존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기필코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 인정받고 싶다는 것.

서 회장은 1994년 프랑스에서 출시한 화장품 ‘순정’이 실패하자, 먼지가 쌓인 재고를 본인이 직접 청소했을 정도로 애착이 깊다. 당시 태평양 기획조정실 사장이었던 서 회장은 직접 제품을 거둬들여 불태우면서 값비싼 교훈으로 삼았다.  

‘순정’의 실패로 아모레는 50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훗날 그 50억원은 중국시장 확장의 밑거름이 됐다. 

1992년 한중수교와 동시에 중국 선양에 지사를 설립한 아모레는 프랑스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연구개발(R&D)과 시장조사에 온 힘을 쏟았다. 

서 회장은 상하이, 선양, 베이징, 무한, 청두, 광저우 등 6대 도시를 순회하며 중국 여성 수천명의 피부를 분석했다. 국제화장품박람회 때마다 발로 뛰는 ‘맨투맨’ 전략으로 아모레의 우수성을 알렸다. 그 결과 간판브랜드인 라네즈와 마몽드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었다.

이쯤 되면 아모레의 중국신화가 프랑스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한 말이 아니다. 결국 교훈의 시작점에서 다시 재기하겠다는 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서 회장의 ‘고집’은 녹차에도 묻어난다. 아모레 녹차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2013년보다 15% 감소했다.

특히 티 전문점 ‘오설록’과 백화점의 오설록 티숍(Tea Shop)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한국의 차 문화를 계승하겠다는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서 선대회장은 60년 가까이 국내 화장품 산업의 대표격인 태평양화학(아모레의 전신)을 이끌어온 화장품업계의 선구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프랑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화장품의 메카인 곳에서 선진 트랜드를 배워 글로벌 시장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전통향수 ‘롤리타 렘피카’가 현지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수익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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