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한 소녀가 11년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을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이상욱)에서 이루게 됐다.
그 주인공은 몽골 출신의 온드랄(11)양. 온드랄양은 선천성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소리를 듣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열심히 매진하고 춤 연습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몽골지역 방송에 소개돼 몽골국민에게 감동을 선물한 바 있다.
몽골지역 청소년 복지재단인 훈종에서는 온드랄양에게 소리를 듣는 꿈을 키워주기 위해 해외 나눔의료기관을 타진했다. 자국 내에서는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치료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드랄양의 꿈은 부산 고신대복음병원에서 이룰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훈종은 국내를 대표하는 나눔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고신대복음병원과 MOU를 체결하면서 온드랄양을 초청해 나눔의료로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공와우 이식술'이란 와우(달팽이관)의 질환으로 양측 귀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한 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에 도움이 안 될 때, 인공와우를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을 말한다. 이식된 인공와우는 달팽이관 내에 남아 있는 나선신경절세포나 말초 청신경을 직접 전기적으로 자극해 대뇌 청각중추에서 소리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온드랄양의 수술은 이비인후과 이환호 교수가 맡았다.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미국 UC 샌디에이고 대학에서 인공와우 이식술을 전수받고 돌아온 이 교수는 온드랄양의 사정을 듣고 흔쾌히 수술을 허락했다. 수술 비용은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에서 기기값의 일부를 제공하고 입원비용은 고신대복음병원에서 전액 부담했다.
온드랄양은 부모와 함께 지난 5월 12일 입국해 15일에 수술을 받았다. 몽골에서 꿈을 안고 먼길을 찾아온 이 어린이를 위해 이상욱 병원장과 고신대복음병원 원목실장 윤영일 목사는 수술실에 들어 가기 전 새벽시간을 이용해 병실을 찾아 온드랄양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병원의 정성에 감동한 온드랄 부모는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료로 치료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간다”고 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환호 교수도 각별한 사랑을 드러내 온드랄과 그녀의 부모를 감동시켰다. 이환호 교수는 수술 집도후 첫 일요일에 온드랄을 위해 장난감과 함께 본인이 영어로 쓴 편지를 전달해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이 교수는 “딸이 온드랄 또래이기에 자식과 같다는 마음으로 수술에 임했다”며 “몽골말을 몰라 영어 편지로 마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온드랄양은 5월 22일 퇴원해 한국의 친척집에 머물면서 1주일에 한 번씩 외래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아직까지 소리를 듣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 2년 동안 소리에 대한 적응훈련을 받아야 한다.
당장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온드랄양 부모는 고신대복음병원에서 받은 큰 사랑이 반드시 온드랄양에게 좋은 결과를 선물해줄 것으로 확신했다.
온드랄양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받은 사랑이 너무 감사하다. 빠른 시일 내에 이상욱 병원장님과 이환호 교수님을 몽골에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고신대복음병원은 오는 7월 몽골 의료 팸투어를 울란바트르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