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리를 한다. 그러나 여자들끼리도 왠지 부끄러워서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말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리에 이상이 있어도 막연히 자신의 생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생리주기가 규칙적이고,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리주기 못지않게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 바로 생리양이다. 하지만 생리양이 과다한 여성들 중 과반수 이상은 자신의 생리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으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생리질환 전문 생클클리닉 김민지 원장은 “월경과다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생리기간 중 출혈량 과다로 빈혈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치료를 받지 않고 내버려 두면 증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리는 주기적인 호르몬의 변화로 부풀어 올랐던 자궁내막이 탈락되는 현상이다. 자궁에 근종이 있는 경우에는 근종으로 인해 자궁내막의 표면적이 증가하고, 자궁으로의 혈류와 혈관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근종이 자궁의 정상적인 수축을 방해하기 때문에 월경과다와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근층 내로 침투해 자궁근층이 두꺼워지고 자궁이 커지게 되는 질환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자궁내막의 표면적이 비정상적으로 넓어지기 때문에 월경과다가 나타나게 된다.
김민지 원장은 “월경과다는 한 생리주기 동안 생리양이 80mL 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기준만으로 본인이 월경과다인지 알기 어려우므로, 갑자기 생리양이 많아졌거나, 생리기간이 8일 이상이거나 1~2시간 만에 생리대 1장이 흠뻑 젖는 정도의 생리양이 계속 된다면 월경과다를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으로 인해 월경과다와 부정출혈이 매우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보다 한방치료를 통해 자궁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 임신과 건강한 삶을 위해 더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