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을 처방받기 위해 오는 탈모인들 중에 피나스테라이드의 오리지날 품목인 프로페시아만 고집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국산 제네릭만 고집하는 분이 있다. 반면에 필자에게 어느 것이 좋냐고 질문하는 분도 있다.
이런 질문에 필자는 적절한 표현인지는 몰라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비교한다.
세기의 흥미로운 대결 중에 하나가 바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총성없는 전쟁이다. 코카콜라는 1886년에, 펩시는 1902년에 각각 미국에서 설립되었다.
펩시는 코카콜라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못 보고 있다가 2004년 펩시의 매출은 292억 달러, 코카콜라는 291억 달러로 펩시가 코카콜라 매출을 앞지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뿐 코카콜라에게 선두자리를 바로 넘겨줬다. 후발주자인 펩시의 한계였다. 2등의 서러움이다.
의약품에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이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최초로 개발된 의약품을 말하며,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똑같이 만든 쉽게 말하면 복제약이다.
카피약이라 불리우는 제네릭 약물은 일반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약효 동등성이나 생동성실험을 거쳐 생산되므로 약효는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는 묘하다. 오리지널 약품이 비싸지만 훨씬 더 효과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된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음식 맛이라도 원조집이 웬지 모르게 더 맛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선두주자의 프리미엄은 무시를 못한다.
하나의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종 실험을 통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복잡하고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발에서부터 시판까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어 약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반면에 제네릭 제품의 경우에는 오리지널과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허가가 가능하여 오리지널 제품을 카피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따라서 가격이 싸기 때문에 환자나 정부의 보험 재정 부담도 줄어들 수 있어 정부에서도 제네릭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값싸고 효과가 좋은 약을 공급하는 것도 좋지만 제네릭 약품만 쫓다가는 제약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제약회사와 정부의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철저한 규정을 바탕으로 제네릭의 신뢰도를 평가한 약품, 이런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는 코카콜라를 선택할지, 펩시콜라를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마음에 달려있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컬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을 써오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항산화제 치료의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성장인자와 항산화제 탈모치료에 도입하여 주목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