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경제부장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활황세가 경제 주체들이 빚을 내서 끌어 올리고 있다는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상승장에서는 빚을 낸 레버리지 자금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결국 자산에 버블이 쌓이고 해소되는 과정에서는 시장의 잠재적인 시한폭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올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잔고가 가파르게 급증했다. 지난해 말 2조 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엔 신용융자 금액이 무려 4조 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즉 개인투자자들이 앞 다퉈 빚을 내서 코스닥 상승세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용거래는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적절한 수준에서의 레버리지는 주가가 상승할 때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해 버블이 끼고 부채비율이 점점 높아져 임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칼날을 맞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부동산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전세난에 내몰린 수요자들이 빚을 내 집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정부 정책도 이것을 부추기는데 한 몫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일시적으로는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집값이 폭락하기라도 하게 되면 수많은 하우스 푸어를 양산할 수도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사실상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마치 시한폭탄을 들고 전투에 나서는 것과 같다. 물론 타이밍을 적절히 맞추면 수익을 극대화하는 요소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잘 맞추지 못하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투자자들에게 큰 낭패를 안겨주기도 한다.
더욱이 투자원금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공포 심리가 발현돼 신용거래를 청산하려는 투매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결국 추가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전체에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게 된다.
시장에서 신용거래 자금이 너무 없어도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지나칠 때에는 시장에 버블을 만들고 투자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결국 레버리지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시장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한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소비를 위축시키게 되고 재고가 늘어 고용이 감소하는 등 경제의 선순환 구조에 악영향을 미쳐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필연적으로 자산가격의 하락을 불러와 레버리지 투자자들에게는 힘든 시련을 안겨줄 수 있기에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