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부산대학교(총장 김기섭) 인문학연구소는 오는 17일 오후 2시 학내 인문대학 5층 시습관에서 ‘세계문학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 지구적 세계문학을 향한 비서구·로컬·한국 문학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3인의 전문가를 초빙해 집중 콜로키움(Colloquium)을 개최한다.
이번 콜로키움은 포스트식민주의, 세계문학론, 문화번역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온 김용규 교수(부산대 영어영문학과)와 김재용 교수(원광대 국어국문학과), 해방 이후 한국의 문학장(場) 및 번역장을 탐구했던 이봉범 교수(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등 3인의 전문가 발표로 진행된다.
또한 오랫동안 주변부 문화론, 비교문학연구를 연구해온 이효석 교수(부산대 인문학연구소)와 박상진 교수(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 한국번역문학사 연구를 펼쳐온 손성준 교수(부산대 점필재연구소) 등의 열띤 토론도 이어질 예정이다.
콜로키움을 기획한 부산대 김용규(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인문학연구소가 출판한 우리시대 주변/횡단총서 ‘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김용규․김경연 편)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작가들과 함께 발간된 ‘지구적 세계문학’(김재용)의 성과를 학계에 확산하고, 이를 세계문학론과 (반)주변부 문화론이나 번역문학사 등과 같은 최근 학계의 연구 동향과 접목시키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작품이란 누가 쓰든, 또 어느 나라의 언어로 쓰든 일단 완성이 되면 모든 소속을 떠나 전인류 공유(共有)의 문화재가 된다. 말년의 괴테(1749~1832, 독일 문학가)는 ‘국민문학’과 대응시켜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 나타나 있는 문학을 일컬어 ‘세계문학(world literature)’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본태적인 정체성과 달리 세계문학(론)은 서구적 근대성의 특권적 지위와 유럽중심주의에 근거해 성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참된 세계문학의 조직화 움직임이 문학계와 학자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구미(歐美)는 물론 비서구․한국에서도 새로운(본연의) 세계문학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김인택 소장은 “이번 콜로키움에서 말하는 ‘세계문학’은 오랫동안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해왔던 세계문학, 곧 서양문학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제3세계 문학, 주변부 문학, 나아가 지역 문학을 포괄해 새롭게 그려나가야 할 미래의 ‘세계문학’”이라고 설명했다.
인문학연구소 측은 이번 콜로키움에서 ‘세계문학’은 세계체제의 중심부나 제1세계의 부유한 삶의 모습이 아니라, 이 체제의 고통을 감당하고 견뎌내는 주변화 됐지만 너무나 보편적인 주변부의 삶의 모습을 성찰하는 새로운 세계문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행사는 우리와 무관한 다른 세계의 문학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우리의 삶으로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세계문학’은 무엇이며 어떻게 ‘개입(intervention)’할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