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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이야기4]여주차, 쓴 맛 없앤 천연 인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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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수기자 |  2015.02.23 14:47:16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이다.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가 죽자 세상은 크게 요동쳤다. 유방과 항우가 천하를 다투게 됐고, 유방이 진나라 황궁을 점령했다. 그는 궁중의 황금과 아름다운 여인에 마음이 동했다. 궁궐에 머물며 즐기려고만 했다.


이 때 참모인 번쾌는 “아직 천하는 혼돈 속에 있다. 빨리 전장으로 떠나야 한다”고 했으나 유방은 유흥에 빠져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장량이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고(忠言逆於耳而利於行), 독한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毒藥苦於口而利於病)”고 말해 유방의 정신을 들게 했다.


옛사람들은 쓴 음식 중 상당수가 약이 되는 경험을 했다. 쓴 맛이 간장을 강하게 하는 덕분이다. 사람이 느끼는 다섯 가지 맛 중 쓴 맛은 괴로움이다. 단 맛 등이 즉각 느껴지는 데 비해 쓴 맛은 서서히 퍼진다. 혀에도 오래 남아 있다. 쓴 맛은 약용 식물에 많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우엉, 커피, 차, 홉에도 쓴 맛이 있다. 그런데 ‘쓴 맛의 왕’은 여주다. 1년생 귀화풀인 여주는 한자로 고과(苦瓜)로 쓴다. 괴로운 오이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 쓴 것은 아니다. 한두 번 접하면 먹을 만하다. 즉, 참을 만큼 쓴 정도인 것이다.


중국인이 건강용으로 극히 선호하는 여주는 세계적 장수지역인 오키나와의 주민 반찬에도 빠지지 않는다. 병해에 아주 강해 농약을 쓸 필요가 없는 자연식품으로 비타민C가 풍부하고, 천연 인슐린 성분도 많다.


당뇨인 중에는 매일 반 개를 섭취하는 사례도 있다. 여주의 카란틴도 당뇨인에게 희망을 주는 성분이다. 카란틴은 포도당 연소를 돕고, 당분 재흡수를 막는다. 자연스럽게 체내 혈당을 안정되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여주의 효능에 일찍부터 주목했다. 본초강목에서는 ‘열을 내리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소갈과 번갈을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소갈은 당뇨이고, 번갈은 가슴에 열이 나고 입안이 마르는 갈증이다. 건강유지법으로 동의보감 내경 편에는 음양의 조화를 통한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여주는 몸의 열과 피로를 없애고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약재로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여주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하여 정신 안정과 피로 해소를 위해 처방도 한다. 성질이 차가운 약재는 몸의 지나친 기운과 나쁜 열을 식히고, 독소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이 원리로 인해 마음의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주는 쓴 맛으로 인해 직접 먹는 것은 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차로 마신다. 잘 볶아 만든 여주차는 쓴 맛 대신 구수함을 느낄 수 있다. 여주차에는 영양분도 넘쳐난다. 풍부한 비타민 성분은 탄력 있고 아름다운 피부의 필수요소다. 비타민C와 칼륨, 철분, 미네랄 성분은 피부노화 방지에 보탬이 되고,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몇 회사는 친환경 무농약 재배로 수확한 국내산 여주만으로 건강차를 만들어 시중에 내놓고 있다. 속 섬유질까지 그대로 건조하여 만든 프리미엄 건강차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다. 당뇨병 같은 성인병 예방을 하며 긴장이 많은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사무실에 비치하여 한번 쯤 마셔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쓴이

홍성용(두일T&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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