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필리핀 어린이가 고신대학교복음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해 12월 필리핀 가가얀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할 당시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칼라구이 크리슬린 양(11)과 처음 만났다.
하지만 현지 사정상 수술을 할 수 없어 추후 한국에 초청해 무료수술을 하기로 약속했다.
어머니와 함께 7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크리슬린 양은 고신대복음병원에 입원, 지난 9일 이상준 고신의대 교수에게 수술을 받았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회복한 크리슬린 양은 처음 두 눈으로 마주한 세상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크리슬린 양의 어머니는 “필리핀에서 수술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고신대복음병원팀이 무료진료를 왔고,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로 수술까지 해줬다”며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상준 교수는 “의료봉사를 하면서 만난 크리슬린 양에게 수술해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필리핀 안과 의료봉사 지원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년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신대복음병원은 현지에서 수술을 할 수 없는 선천성 기형 환자를 초청, 무료수술을 통해 나눔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2012년 선천성 하지절단 장애인인 잭스터 둥가이 군을 초청, 의족 시술을 했다. 같은 해 가을에는 심한 화상을 입었던 우즈베키스탄 소녀 토이로바에게 무료 성형수술을 해 주기도 했다. 2013년에는 러시아 환자를, 지난해 11월에는 선천성 안검하수로 고통받고 있던 베트남 어린이 도팜민 끼엔 군을 초청, 무료수술을 실시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진들은 올해 설 명절에도 황금휴일을 반납한 채 의료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의료봉사팀 1팀은 14일 일본 삿포로 농촌마을을 방문, 노인복지시설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설 연휴인 오는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20일에는 필리핀 세부 지역으로 의료봉사팀 2팀이 출국할 계획이다.
필리핀 의료봉사팀은 윤영일 단장(원목실장)을 비롯해 산부인과(이태화)·정형외과(정소학)·소아청소년과(공성김) 교수 등 24명의 의료진이 참여한다.
윤영일 단장은 “병원 업무의 특성상 의료진이 함께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교직원들이 설과 추석 연휴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의료봉사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휴가대신 8박 9일 동안 캄보디아 의료봉사에 참여한 이상욱 고신대복음병원장은 “진정한 의료인의 가치는 나누는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의 수익 증대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환자들에 의료지원을 펼쳐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