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공부가 직무에 직접적 도움이 되더군요. 고령임에도 책을 들여다보고 열공하는 모습이 아들딸들에게도 ‘성실의 실천’이라는 산교육이 되었죠...”
30대 후반에서 60을 바라보는 만학도 5명이 한 대학에서 주경야독하며 나란히 학부과정을 마치고, 일반대학원 석사학위 획득에 이어 곧바로 박사과정에까지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동명대(총장 설동근)의 마남열(57), 원종록(52), 박영철(52), 구의회(47), 서무경(38)씨.
지난 2011년 3월 동명대 산업체 계약학과로 주로 화전산업단지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내 강의실에서 주2회 오후 6시반부터 4시간씩 주경야독해온 이들은 지난 2013년 2월 학부 졸업후 이어온 석사과정을 이번 2월에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함께 입문한다.
석사 논문은 ▲지각된 품질이 브랜드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마남열 해성엔터프라이즈 대표) ▲개인특성이 학습전이성과에 미치는 영향(원종록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지원부 차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박영철 태현이엔지 대표) ▲해양플랜트산업의 조직문화가 직무잔족도에 미치는 영향(구의회 성일에스아이엠 총부부장)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이 고객만족과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서무경 해성엔터프라이즈 책임연구원) 등이다.
박사과정을 연이어 시작하는 이들은 “직장의 실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습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이어 “아들 딸과 많은 젊은이들보다 더 뜨거운 도전정신으로 직장동료에게까지 귀감이 돼 뿌듯했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 대학 경영학과 김도근 책임교수는 “중장년 이상의 만학도가 학부-석사-박사과정을 연이어 획득해나가는 아름다운 사례는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특히, 논문통과가 ‘특수대학원’보다 훨씬 어려운 ‘일반대학원’의 석사과정 졸업에 만학도들이 큰 의미와 자부심을 갖고 있고, 이들의 열정에 교수들도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한 “이들 논문이 각 소속 조직에 내재된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고자 한 것으로, 산업현장의 효과적 경영실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사과정에서도 이번 석사논문 주제를 보다 심화시키고 적용범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새로운 산학협력의 모델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체 계약학과는 하나의 학과명칭이 아니라 산업체의 다양한 인력 수요에 탄력 대응하기 위해 산업체 맞춤형 직업교육체제를 대학에 도입해 운영되고 있는 학과를 통칭하는 것으로, 전문적인 산업인재양성을 목적으로 대학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산업체가 계약을 체결, 설치하고 운영한다. 계약학과 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50% 이상을 산업체 등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