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권기자 | 2014.12.22 16:59:47
(CNB=강우권 기자) 남북한이 보다 적극적ㆍ주도적으로 북한 문제를 포함, 한반도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통일ㆍ북한 문제를 다뤄온 국내외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조사 결과가 21일 나와 주목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윤대규)는 최근 국내외 전문가 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3명(6.8%)만 기존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내외 전문가 44명 가운데 25명(56.8%)은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 추진,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 활성화, 5.24조치 해제, 남북 경협 추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북한 체제 존중 및 6자회담 재개 추진, 참모진 교체(각 2명, 4.5%) 순이었고,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추진해야 한다거나 북한의 긴장 고조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방식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남한이 먼저 끊을 필요가 있다는 등 기타 의견(10명, 22.7%)이 제기됐다. 이처럼 국내외 전문가들은 기존 대북접근 방식의 개선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대북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내 전문가가 통일ㆍ북한 문제 관련 국책 연구기관장 및 교수ㆍ연구자 10명, 전직 통일ㆍ외교ㆍ안보 부처 장ㆍ차관 및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고위 관료 출신 7명, 주요 언론사 통일ㆍ외교ㆍ안보 담당 데스크 및 중견 기자 6명 등 23명이고, 해외 전문가는 관련 분야 연구자를 중심으로 미국ㆍ중국ㆍ일본 각 5명, 러시아 6명 등 21명이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내외 전문가 중에서 16명(36.4%)은 2015년 한반도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을 ‘남북관계 진전 여부’라고 답했다. 이어서 북한 핵문제(12명, 27.3%), 북한 내부 변화 및 미ㆍ중 관계(각각 7명, 15.9%) 등을 내년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았다.
김정은 체제가 지금까지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지속할 것이라고 응답한 국내외 전문가는 26명(59.1%)이었으며, 경제개선 및 외교 다변화 지속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한 인원이 15명(34.1%), 물리적 도발 등 부정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답한 인원이 2명(4.5%)에 불과했다.
내년에 북한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경제 및 대외 부문이라고 응답한 국내외 전문가는 각각 13명(29.5%)이었고, 도발 6명(13.6%), 남북관계 진전 2명(4.5%) 등의 순이었다.
한편 한반도 주변 4강, 특히 미ㆍ중의 경쟁과 갈등이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국내외 전문가는 19명(43.2%)이었으며, 이처럼 응답한 국내 전문가 비율(14명, 60.9%)이 해외 전문가(5명, 23.8%)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외 전문가 가운데 25명(56.8%)은 과거 냉전기에 벌어졌던 한ㆍ미ㆍ일 대 북ㆍ중ㆍ러의 진영 간 대립과 유사한 이른바 ‘신 냉전 구도’가 현재 동북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내년에도 이러한 현상이 전개될 개연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6개국이 복잡하게 상호 협력하는 동시에 한ㆍ일 간 갈등 및 북ㆍ중관계 경색 등이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9명(20.5%)은 주요 사안에 대한 한ㆍ미ㆍ일 대 북ㆍ중ㆍ러의 입장 차이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이것이 확대되기보다는 적절하게 절충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2014년 11월 20일부터 12일 10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질문하고 응답자들이 회신하는 형식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