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오는 11월 24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에서 제14회 홍콩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서구와 중국 등 세계 최정상급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과 해외 컬렉터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 근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존 챔벌린, 제프 쿤스, 앤디 워홀 등 서구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중국의 정 판즈, 일본의 야요이 쿠사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으로는 김환기와 김창열의 시대별 작품, 이우화의 시리즈별 작품,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정상화의 작품을 포함한 단색화까지 탁월한 작품성을 지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서울옥션의 제14회 홍콩경매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은 정크 아트의 대표적 작가 존 챔벌린의 '하이드로젠 주크박스'이다.
산업 폐기물이나 공업 제품의 폐품을 이용해 조형세계를 구축하는 뉴욕의 현대미술가 존 챔벌린의 작품은 아시아 경매회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옥션에서 출품된다. 지난 2011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약 50억 13000만 원에 거래되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대문명사회가 배출하는 자동차 부품과 기타 철제 폐품 등을 소재로 작업하는 아상블라주 작가이자 ‘정크 아트’의 대표 작가이다. 그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현대 도시의 파괴되고 버려진 폐품을 소재로 작업하여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번 출품작 ‘하이드로젠 주크박스’는 세로 150, 가로 73, 높이 242 센티미터 크기의 1988년 작이다. 빨간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하게 사용된 색채와 역동적인 형태, 뒤엉키고 구겨진 모서리에서 뿜어지는 에너지를 통해 사회와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제프 쿤스의 1991년 작 '꽃의 언덕이 지난해 에 이어 22억 원에 재 출품된다. 이 작품은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던 포르노그라피적인 'Made in Heaven'연작 중 하나이다. 제프 쿤스의 키치 예술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바로크와 로코코 장식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또한 앤디 워홀의 대표작 '플라워'가 추정가 16억 원에 나온다. 2013년 한 해 동안 미술경매에서 작품 낙찰총액 총 3억 6741만 달러를 기록, 세계미술시장에서 작품이 가장 많이 판매될 만큼 인기 있는 작가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 김환기 예술세계가 절정기에 달했던 1970년대 작품 푸른색 점화‘Untitled 25-V-70 #173’가 추정가 9억 원에 출품된다.
이우환 선, 점, 바람, 조응 등 시리즈별 작품이 모두 출품된다. 이번 출품작 ‘바람과 함께’는 바람시리즈에서 조응으로 이행해가는 연구와 고뇌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기의 바람 시리즈들과는 달리 넓은 여백과 대담해진 붓 터치, 다양한 필치가 화면에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150호 크기의 대작이다. 추정가는 3억 7000만 원이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된다.
정상화의 작품은 지난 10월 6일, 소더비 홍콩에서 개최한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출품되어 낮은 추정가의 네 배 이상이 되는 약2억 5000만 원에 낙찰되며 해외 컬렉터들의 한국 단색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추정가 1억 원에 출품되는 1982년에 제작한 대작을 비롯해, 60호 크기의 검정과 흰색의 세트 작품이 출품된다. 한국 단색화 1세대 작가 하종현의 ‘접합’과 박서보의 ‘묘법No.060710’, 윤형근의 ‘무제’도 출품된다.
이 외에도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작품 ‘보이스 복스’와 ‘세기말 인간’, 남관의 1981년 작 ‘추상’, 오치균의 ‘감’, 김흥수의 ‘구성’ 등 한국 근 현대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한편, 서울옥션은 '제14회 홍콩경매' 서울 프리뷰를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옥션 평창동 본사에서 개최하고, 11월 23일부터 24일까지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전시를 가진 뒤, 24일 오후 5시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경매를 진행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