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EU와 미국에서 주택 버블이 동시에 붕괴됐다. 이는 세계 경제의 큰 시련 시작이었다. 버블 붕괴 이후 7년이 다 되지만 각국의 경제정책은 갈팡질팡 상황이다. 그동안과는 다른 신종 불황이기 때문이다. 아직 이 불황에 대한 명칭도 확정된 게 없다.
노무라총합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리처드 쿠는 이 불황을 ‘밸런스시트 불황’이라고 이름 했다. 그의 표현은 최근 2년 동안 EU에서 조금씩 정착하고 있다. 그것은 EU의 최근 경제 활동이 밸런스시트 불황론으로는 설명 되지만 통상의 이론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EU에서는 리처드 쿠의 조언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리처드 쿠가 활동하는 일본 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 크다.
그의 경제관이 ‘밸런스시트 불황으로 본 세계 경제(어문학사 발행)’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판됐다. 한화생명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정성우, 이창민이 번역했다.
저자는 2003년에 “주택 버블에 기댄 미국 경제가 심각한 밸런스시트 불황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리먼 쇼크 반년 전에는 일본의 누카가 재무장관이 미국의 폴슨 재무장관에게 ‘미국은 금융기관에 대해 신속한 자본 주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직언했지만 모두 무시됐다”고 말한다. 그는 “만약 미국이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더라면 주택 버블 붕괴에서 시작된 밸런스시트 불황도, 리먼 쇼크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도 상당히 경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최근의 미국 및 EU와 일본의 유사점을 들면서 밸런스시트 불황의 기본 개념과 일본 경제에 대한 기본 지식을 설명한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의 함정’, 그리스를 제외한 EU 가맹국들의 ‘밸런스시트 불황’, 루이스의 전환점을 넘은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위험, ‘아베노믹스’를 포함한 세계 경제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짚고 있다. △지은이 리처드 쿠 △펴낸곳 어문학사 △508쪽 △정가 2만6000원
<이상주 북 칼럼니스트(letter33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