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기업 사내유보금에 기업소득환류세를 물리는 세법 개정을 발표했다. 기업은 갈수록 부자가 되는 데 반해 가계빚은 갈수로 증가하는 원인이 기업의 소극적 투자 때문으로 본 것이다. 지난 2012년 현재 국내 대기업 사내유보금은 76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세금을 물지 않으려면 해당 세금의 10배를 투자나 배당, 납품가 인상 등에 쓰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오히려 세 부담 증가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불편해 하고 있다.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상생구조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문헌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속초·고성·양양)은 17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와 관련해 "과도한 사내유보금에 대한 일정 정도의 과세는 필요하다"고 밝히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세법 개정안을 통해 기업소득을 가계소득 증가로 환류되는 선순환구조로 유도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임금증가・배당 등이 당기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미달액에 10%를 추가 과세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를 3년 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과세 대상이 된 삼성 현대차 LG SK 등 4000여개 기업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기업의 세부담을 증가시켜 투자위축・생산둔화・가계소득 감소라는 경제의 악순환 구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의 현금보유비율은 외국 대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맞받았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6조3000억원이던 사내유보금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이익규모가 증가하면서 지난 2012년말 현재 762조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결과와 관련해 기업의 자기자본 비중을 높여 유동성을 확보해 파산위험을 낮춘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GDP대비 설비투자 비중이 낮아져 경제 선순환 구조가 약해지고 국민소득에서 기업부문과 개인부문 간 소득비중의 격차가 확대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문헌 의원은 "그 동안 누적된 사내유보금이 내수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저해하고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비판과 자성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함께 기업의 투자와 고용, 임금인상 등 사외유출을 위한 조세혜택 방안도 동시에 마련돼야 하는 만큼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부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유사한 적정유보 초과 소득과세제를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