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정형민 관장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했다"며 "학예연구사 부당채용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0일 정 관장이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하거나 면접시험에 직접 참석하는 방법으로 옛 제자를 부당 채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9월 학예사 채용을 위한 서류전형 심사에서 과거 서울대미술관장 재직 때 자신이 뽑아 부하 직원으로 데리고 있던 A가 불합격되자 인사담당 직원에게 합격대상자로 올리도록 지시한 사실이 적발됐다.
정 관장은 면접위원이 아닌데도 면접시험에 참석해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석사학위 논문을 지도해 준 제자의 채용에도 개입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9일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형민 관장은 지난 2012년 1월 19일 배순훈 관장의 사퇴로 공석중인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됐다.
당시 문체부는 "현장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서울미술관 건립 등 국립미술관 확충에 걸맞은 기관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증진함으로써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관 개관 특별전 '자이트 가이스트-시대정신'에 서울대출신 작가를 80%로 채워서 미술인들과 평론가들이 서울관 앞에서 '관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며 논란의 정점에 섰다.
사퇴 논란 속에 정 관장은 지난해 10월 임기가 연장됐고, 12월 언론을 통해서 2015년 1월까지 재임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당시 정 관장은 "그동안 미술계에서 지적된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교수 출신인 정형민 관장의 취임 이후 서울대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운영 전반에 걸쳐 서울대 출신을 우대하고 특혜를 준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미술계의 주장이 미술관장의 직위해제로 이어지게 됐다.
한편, 공석중인 국립현대미술관장 업무는 당분간 윤남순 기획운영단장이 맡는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