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은 19세기 신비의 예언서 '비취록'에 담겨있는 예언의 세계가 21세기 가상 공간으로 옮겨와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홍경래의 난’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해준 예언서이자 조선 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온 '정감록'을 모티브로 삼은 예언서 '비취록'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다.
과거 어떤 소설에서도 다룬 적 없는 ‘예언서’를 주 소재로 가져온 것이 눈길을 끈다. 소설에서 '비취록'은 과거의 예언서와 고문집에 담긴 글귀에서 시작, 1811년 홍경래의 난부터 1980년 광주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두루 암시하는 고문서로 그려진다.
이야기는 200여 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비취록'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혼란스러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거사를 준비하는 쌍백사의 주지 ‘형암’과 승려들, 이들의 거사를 밝히고 저지하려는 강력계 형사와 역사학 교수의 활약상을 담았다. 빠르고 경쾌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 추리적인 기법과 역사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돼 이야기에 흥미를 더했다.
2008년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을 통해 ‘교양 문화 추리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장르문학과 본격문학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은 조완선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주인공의 입을 빌려 “예언서는 미래를 보는 눈이며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앞날을 대비하라는 조언과도 같다.”고 전하며 소설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