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식 작가는 책에 대한 개인적 욕망을, ‘책가도’라는 형식으로 지식에 대한 인류의 지적 열망으로까지 고양시킨다.
작가의‘책가도’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구분되지 않는 절대적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 진리의 운명이 담겨져 있다.
지식에 대한 인간의 욕망도 그 속에서 순수함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임수식의‘책가도’는 추상적인 개념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각각의 ‘책가도’는 책들의 진열양태 등을 통해 그 책들의 주인인 개별적 인간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동시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안에 바로 개별로서의 다양한 인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작가는 역원근법이라는 특별한 형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이미지의 원근법적 문제를 해결한다.
작가는 또 하나하나 바느질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엮는 방법을 통해 조각보와 같은 아름다움을 표현해내고 있다. 이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한 권 한 권 축적되는 책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책 한 권 한 권속에 담겨 있는 인간의 내적 순수를 절묘하게 포착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포트레이트로서의 책장을 넘어 책장들이 미로 형태로 엮여지므로서 책가도간의 관계로서 확장되는 작품이 공개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