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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팔아 누빈 세상의 풍경, 화가 김철우 '길 위에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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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10.06 08:48:19

▲김철우, '노트르담사원'. 48x26cm, 2014.

설악과 제주 그리고 울릉도의 멋진 모습들이 화면 위에 가득하다.

여기에 아시아와 유럽 등 발길 닿는대로 배낭과 붓 하나를 들고 사생을 펼쳐온 서양화가 김철우(58)가 30여 년간 그린 1만여 그림 중에 선별한 100여 점의 그림을 10월 8일부터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내건다.

아름다운 자연을 그린 '길 위에서 그리다'로 명명된 이번 전시는 한국의 평범한 성인의 관점으로 보는 세계의 대자연의 모습이 작가만의 예리하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려진 다양한 작품들이 함께한다.

작가는 "보고 그리는 자연스러움"이 몸에 배어 틈나는 대로 수채화구를 넣은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익숙한 풍경에서는 붓질이 여유롭고, 낮선 풍경을 바라볼 때는 그의 동공의 움직임과 맞추어 붓질의 손놀림도 분주해진다.

▲김철우, '백사마을'. 78x28cm, 2012.

"맘에 드는 놈만 그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스케치 여행은 나에게 곧 생활의 전부다. 어찌 보면 나에 있어 거의 모든 사생활은 사생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살기 위해 그리는 게 아닌 그리기 위해 나머지를 산다는 게 적합한 표현이다"

그의 말처럼 자신의 손재주 자랑만 늘어놓는 현실에서 세상을 화폭에 담기 위한 발품이 의미를 더한다.

여행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해서 바쁜 와중에도 수채화구를 달랑 짊어지고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멋진 풍경을 즐기며 그림을 그리던 그가 주목한 것은 사람의 정취가 묻어나는 삶의 모습이었다. 틈나는 대로 바람처럼 떠돌아다닌 흔적이 배어나오는 것이다.

▲김철우, '베네치아'. 32x24cm, 2014.

그림의 무게는 결코 크기와 재료 또는 장르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눈에 포착된 것이 그 무엇이었던 진실 된 감정이 그 안에 녹아 있고 그 감정을 공감하게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미술의 본질일 것이다.

작가 김철우의 수채화는 지나치게 현란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감각적이지 않다. 극도의 번짐 효과를 억제하며 절제한다. 가볍고 부드러운 재료를 너무 가볍게 보이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 같다. 그는 그렇게 수채화를 완성시킨다. 전시는 13일까지.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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