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2년 3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9일 한글날 개관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총사업비 326억 원이 소요됐으며, 건축 연면적 1만 1,322㎡로 지하 1층 및 지상 3층 건물과 문화행사·전시·교육 등이 가능한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를 갖추고 있다.
1층에는 한글누리(도서관)가 마련되었으며, 2층에는 상설전시실과 아름누리(한글 문화상품점·찻집), 3층에는 기획전시실, 어린이를 위한 한글놀이터,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 등이 들어섰다.
상설전시실에서는 ‘한글이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한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전시가 열린다. 유물, 영상, 조형물, 이야기엮기(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했다.
상설전시실에 한데 모인 각 시대의 한글 자료에는 한국인의 삶이 지나온 이야기들이 간직되어 있다. 한글 역사에서 중요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월인석보’뿐만 아니라 생활 속 한글 사용을 살펴볼 수 있는 한글 편지, 한글 악보, 한글이 새겨진 도자기·소반 같은 생활용품, 옛 시가집 등 700여점의 유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개관에 맞춰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글을 창제하여 독자적인 우리 문화의 기틀을 세운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가 마련된다.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대기, 세종 시대의 한글문화, 세종 정신 등을 주제로 하며, 전통적인 유물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연두, 이지원, 함경아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 협업 큐레이터인 김미진 교수(홍익대 미술대학원)는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한글의 지향점을 전시에 담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와 외국인을 위한 배움과 체험의 공간 ‘한글놀이터’, ‘한글배움터’도 마련되고 한글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전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한글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한글과 한글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자연 속 한글탐험’, ‘고전의 재해석’ 등을 비롯해 청소년, 교사 대상의 박물관 전시 연계 교육을 운영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의 개관은 국가적 차원에서 한글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여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글박물관은 훈민정음 창제 전후에서부터 현재까지 한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대표하는 자료를 2011년부터 수집하여 모두 1만 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또한 국립한글박물관 시설의 일부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 구글의 후원으로 조성되었다. 한글과 문자 관련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한글누리(도서관)와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 공간은 네이버가, 어린이 및 외국인을 위한 한글 배움과 체험 공간인 한글놀이터·배움터는 구글이 후원했다.
한편, 10월 8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개관식에는 한글을 사랑하고 발전시켜 온 학계·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한글자료 기증자, 인근학교 학생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해외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한국어학당 학생들이 참석해 한글박물관의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일반 관람객들은 10월 9일(한글날)부터 관람할 수 있다.
10월 9일(한글날)은 한글 디자인 타요버스가 박물관 앞에 정차하며, 버스에 탑승해서 한글 문제를 맞히면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밖에 시인 신달자 및 한글 디자이너 안상수의 책사람(휴먼북) 행사가 열린다. 10월 11일에는 한글 주제 음악극 공연·기획전시 참여 작가 10인과의 대화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