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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은행, ‘휴면성 신탁’ 잠을 깨워야

2400억원…적극적으로 주인 찾기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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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4.09.23 14:35:20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오는 10월에 국정감사가 실시될지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준비한 국감용 자료가 속속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실에게 제출한 ‘국내 은행별(17개)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실적’도 그중 하나로 눈여겨 볼만하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휴면성 신탁은 170만1058계좌에 2427억1700만원에 달하고 있다.


휴면성 신탁이란 은행의 불특정금전신탁, 즉 고객이 특정하지 않고 은행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 주는 실적 배당 상품에 장기간 거래가 없어 휴면상태인 계좌를 뜻한다. 


만기일이나 최종거래일 중 늦은 날로부터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경우다.


문제는 이러한 휴면성 신탁에 2427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금고 속에서 잠을 자고 있음에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주인을 찾아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은행들이 휴면성 신탁의 주인을 찾아준 실적 건수는 2.57%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뭘까?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일까?


17개 은행에서는 거의 대부분 1년에 1회만 주인을 찾아주는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13년 휴면성 신탁계좌 관리 비용으로 투자한 돈은 모두 합쳐 4억원에 불과했다. 이중에서 6개 은행은 100만원도 투자를 안했다.


은행들의 이러한 소극적인 행태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한 푼이라도 찾아주려는 노력의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서류 위·변조는 물론 횡령, 개인정보 유출·무단 열람 등 금융사고는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2013년 금융사고 건수는 187건에 사고금액은 3222억원에 이른다.


각종 사고가 터졌을 때 은행들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어나가겠다며 미사여구를 총 동원한다.


하지만 진정한 신뢰는 말로만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휴면성 신탁’은 눈먼 돈이 아니라 분명 주인이 있다. 번지르르한 고객경영을 부르짖으며 유치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잠자고 있는 돈을 깨워주는 것이야말로 은행들이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진정성을 보일 때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행색만 내는 차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앞장서길 바란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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