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길과 고명근 두 작가는 모두 현실을 기반으로 한 추억과 기억을 포착한 사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미디어로서의 사진에 대한 유사한 시각을 갖고있다.
이들은 사진을 하나의 작업 재료로서 사진의 매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강영길의 작품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행했던 회화주의 사진을 연상하게 한다. 먼저 개념을 세우고 이미지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진을 선택했을 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수영장에서 체험한 현실과 분리된 공간, 그곳에서 비롯된 고민을 그는 렌즈로 포착한 작품을 통해 '경계가 무너진 영원의 영역', '소멸할 것에 대한 슬픔'을 이야기 한다.
일상적인 공간인 수영장에서 개인적으로 체험했던 현실과 분리된 듯한 혼돈과 '물밖과 안이라는 다른 공간의 층에서 비롯되는 실존적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
현실과 환영 사이, 평면과 입체 사이의 유희를 선보이는 고명근 작가는 삼차원의 현실을 이차원의 사진으로 전환시키고 그것을 다시 입체적 구조로 만들어보는 이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실재와 환영, 평면과 입체, 재현과 공간, 시간성 이라는 미술사의 주요 개념들을 아우르며 작업하는 고명근 작가는 인간의 눈을 대신해서 이미지를 포착하는 사진을 이용해 우리가 보는 것, 우리가 실재라고 믿는 것의 환영을 드러낸다.
현실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비현실적인 것 같은 강영길, 고명근의 작품은 어느 순간 사라질까 두려운 찰나성을 통해 우리의 기억 속의 각인되 시선의 목표점을 다시 한번 설정하게 만든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