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문화재청의 해명은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24호 석굴암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문화재 예산이 엉뚱한 곳에 물 쓰듯이 펑펑 쓰인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정진후 의원은 석굴암 훼손 문제가 제기된 2013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석굴암에 대한 보존관리 예산이 없었음을 지적했다. 석굴암 보존관리 예산이란 금이 가고 변색 백화현상이 일어나며 훼손되고 있는 본존불을 비롯한 석굴암에 대한 예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지난 4년 간 투입한 예산 31억여 원 중 절반인 16억 원이 석굴암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각 보수에 사용됐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금이 가고 훼손되고 있는 석굴암에는 한푼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과연 석굴암 자체보다 문화재 가치라곤 전혀 없는 보호각 보수에 16억 원을 우선 배정한 것이 타당한지 문화재청에 되묻는다고 밝혔다.
31억여 원의 예산 중 보호각 보수에 쓰인 16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 대부분도 지난해 석굴암 훼손이 지적되자 올해 긴급히 배정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문화재청은 문화재특별점검 결과 석굴암이 D등급을 받았는데 D등급은 ‘정기모니터링’이 필요한 대상으로 당장 보수정비가 필요하지 않는 등급이라며 마치 석굴암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의 이 같은 주장은 석굴암을 방치해온 책임을 회피하려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석굴암은 2013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시행한 정기점검조사에서 50여 곳이 균열, 박리, 변색, 백화 현상 등이 발견되었고 이미 눈으로 봐도 훼손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문화재청의 주장대로 석굴암이 당장 보수정비가 필요 없는 문화재라면 올해 석굴암 정밀구조안전진단 연구용역 등에 10억여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 이상한 일이 된다고 전했다.
정진후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의 석굴암 보존 관리 부실과 방치, 부적절한 예산 배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