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박물관(관장 박방용)은 오는 15일 오후 4시 1층 기획전시실 앞 로비에서 올해 국제교류전으로 ‘러시아 연해주 문물전: 프리모리예’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개막식전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는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연해주지역의 역사와 의의’에 대해서 강연하는 특별초청강연회가 열린다.
‘프리모리예’는 러시아어로 연해주를 의미하며, 이번 전시에서는 연해주지역 출토 유물 576점 외에도 두만강을 끼고 연해주와 같은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었던 함경북도의 유물과 연해주 지역과 한반도의 교류관계를 알려주는 유물을 포함해 총 612점의 유물을 10개장으로 테마별로 나눠 구성했다.
제1~3장은 <구석기시대~초기 철기시대>로 연해주에 처음 살기 시작한 사람들의 석기와 1만여 년 전에 만들어진 연해주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를 소개한다. <신석기시대>에서는 보이스만유적에서 출토된 결합식 작살 등의 자료를 통해 어로와 수렵의 다양한 기술을 보여주며, 백두산의 흑요석으로 만든 돌검[石劍]과 이 지역의 특징적인 번개무늬토기를 전시한다.
제4~5장 <옥저-읍루~말갈>에서는 철기의 보급에 따른 사회변화를 배경으로 성립된 정치체 또는 소국 중 중국의 역사서인 ‘위지동이전’의 옥저와 읍루로 추정되는 크로우노프카문화, 폴체문화의 다양한 유물을 전시한다. 그리고 발해의 기층민이 되는 말갈이 남긴 토기, 무기류, 장신구와 허리띠장식 등을 전시한다.
제6장 <발해>에서는 연해주 각지의 중요 지역에 위치한 평지성과 무덤, 불교 사찰 등에서 출토된 그릇받침·석불상·금동보살상·뒤꽂이장식 등 다양한 유물이 선보인다. 또한 중국 당나라 고위관직의 신분증으로 사용됐던 물고기모양의 청동부절(靑銅符節)과 통일신라와의 교섭관계를 보여주는 울릉도 천부동에서 출토된 네귀달린 항아리도 전시된다.
제7장 <금·동하>에서는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와 동하국과 관련된 각종 불상·청동거울·도자기·기와·용머리모양 건축장식 등을 전시하며, 금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여진문자’를 소개한다.
제8~9장 <연해주의 민족사, 근현대사>에서는 연해주 원주민인 우데게인·나나이인·니브히·울치 등이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의상, 도구 등을 전시하며, 16세기 후반부터 슬라브족의 동방진출에서 시작되는 근현대사를 사진과 지도를 통해 구성했다. 또한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러시아를 대표하는 목각인형 마트료시카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했다.
제10장 <연해주의 한인>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한반도에서 러시아로 건너간 사람들의 연해주에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유물,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연해주지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 일반관람은 오는 16일부터 11월 16일까지이며,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전시되는 러시아 연해주의 유물을 통해 발해를 비롯한 옥저·읍루·말갈·여진 등 잊혀져가는 북방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고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러시아 연해주의 선사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어떻게 구체적으로 연관돼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연해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국제교류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동반자가 될 러시아 연해주의 문물을 소개함으로써, 지난 20여 년간 부산의 자매도시인 연해주 블라디보스톡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서로에 대한 역사적·문화적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우호 증진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