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홍보 예산도 다른 세계문화유산 홍보 예산에 비해 가장 적어 석굴암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위해 세계문화유산 석굴암 보존관리 현황을 검토한 결과 문화재청은 지난 3년 동안 석굴암 보존관리에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으며 홍보 예산도 1000만 원만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석굴암과 강화고인돌, 수원화성 등 8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모두 1214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했으나 석굴암에 대해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보존관리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이 그 동안 석굴암 보존관리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석굴암이 구조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석굴암 예산반영이 이뤄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석굴암이 불국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예산이 적절하게 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해 세계문화유산 석굴암․불국사 보존관리 예산 16억8천만 원을 지원했으나 삼층석탑 보수 6억4000만 원, 불국사 기와 보수 5억 원, 부속건물인 성보박물관 증개축 5억4000만 원 등 불국사 보존관리에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보수정비 예산은 문화재청이 지자체에 관련 공문을 내려 보내면 지자체에서 각 문화재 소유자에게 공문을 보내 문화재 소유자가 지자체를 통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보수정비 예산을 신청하는 방식도 석굴암에 예산이 배정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다.
문화재청은 석굴암 훼손이 제기되고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자 부랴부랴 석굴암 구조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석굴암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최하위권 보존등급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은 지난 8월 문화재 특별점검 결과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이 지난 3년간 석굴암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동안 석굴암은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균열과 박리 등 훼손이 진행되어 문화재 특별점검에서 최하위권 보존등급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문화재청의 2013년 정기 점검 결과에도 석굴암 본존불을 비롯해 석굴 내 55곳에서 균열, 박리, 변색, 누수, 백화현상 등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석굴암 훼손 지적이 제기되자 올해 들어 석굴암 보존관리 예산 10억4000만 원을 긴급히 배정했다.
이밖에도 석굴암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것이 무색하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지원된 홍보 예산이 2011년 1000만 원이 전부였다.
다른 세계문화유산들의 경우 체험프로그램, 버스투어, 홍보 동영상 제작, 포럼 및 워크숍, 해설사 운용 등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석굴암에는 해외소개용 한국어 교재 개발에 사업비가 지원되었을 뿐이다.
정진후 의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세계의 대표 문화재인 국보 석굴암이 지난 3년간 방치되다시피 전혀 보존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문화재청의 우리 문화재 관리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이를 보존하고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