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옥션은 9월 2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9월 가을경매를 개최한다. 경매 출품작은 9월 13일(토)부터 24일(수)까지 K옥션 신사동 전시장에서 전시된다.
조선 사대부의 사랑방을 재연한 '사랑방'섹션을 비롯해 김환기, 김창열, 이대원, 김종학, 권옥연 등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수작,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 모노크롬 거장의 작품이 출품된다.
해외부문에는 섬세한 색채 표현이 뛰어난 르누아르의 정물화, 고미술부문에는 초의선사가 저술한 '동다송'과 조선 후기 삼도 수군이 통영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장면을 그린 '삼도주사도분군도'가 경매에 올려진다.
'사랑방'섹션에는 조선시대의 목가구와 문방구, 도자기 등이 출품된다. 사랑방은 남성들의 사회생활이 이뤄지는 일상적 공간으로 주로 글을 읽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곳이다.
유학이념이 근간이던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근검과 절제를 미덕으로 여겨 사랑방은 정갈하고 간결했지만, 그들이 소장했던 문방제구나 목기는 고아한 안목과 세련된 취향이 반영되어있다.
선비들의 격조 높은 정신세계와 조화를 이루었던 조선의 목가구와 문방구를 통해 문인들의 아취를 향유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 모노크롬 회화의 거장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곽인식, 윤형근의 작품도 나온다.
1970년대 모노크롬 운동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곽인식, 윤형근의 작품이 다수 출품된다. 이우환은 1960년대 말부터 일본에서 모노하의 이론가로 활동했으며 1970년대 들어 한국에 그의 작품과 예술이론이 소개되면서 지금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Lee Ufan Versailles'전을 진행 중이며 이후에는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우환의 작품은 Lot. 63 '선으로부터 No.12-12' (3억 6000만- 5억), Lot. 64 '동풍'(2억 5000만-3억 5000만) 등 5점이 출품된다.
이우환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꼽기도 한 정상화의 작품은 Lot. 45'무제 93-9-7'(3000-6000만)과 Lot. 41 '무제 06-12-7' (4000-6000만), 반복되는 선묘의 박서보 작품은 Lot. 18 '묘법 No.060612 (2500-5000만원), 반복되는 배압의 행위인 하종현의 작품은 Lot. 48 '접합95-25'(1500-2500만), 그리고 윤형근의 반복되는 넓은 색역(色域)의 중첩작품은 Lot. 19 'Burnt Umber & Ultramarine' (2500만-4000만)이 경매에 올려진다.
이 밖에 한국 대표 작가 김창열(6점), 이대원(6점), 김종학(6점)의 작품이 시대별, 시리즈별로 다양하게 출품된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딸기가 있는 정물(Nature Morte aux Fraises)’은 7억3000만~9억5000만원에 책정됐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조선 후기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삼도의 수군이 통영 앞바다에 모여 실시한 군사 훈련 장면을 그린 ‘삼도주사도분군도(三道舟師都分軍圖)’(추정가 미정)다.
그림 속 수많은 배가 소속지역의 명칭이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통제사가 승선한 중앙의 좌선을 중심으로 첨(尖) 자 형태의 진을 이루고 있다.
첨자찰진(尖字札陣)은 조선 수군이 자주 사용했던 일반적인 진형이다.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왜군을 물리친 진형이기도 하고 많은 배의 이동이나 적군의 공격에 쉬운 진의 형태다.
K옥션 측은 “이번 출품작이 특별한 것은 첨자진의 장면이 병풍이 아닌 하나의 화폭에 담겨 있고 그림 주변에 사방으로 수군 관련 기록이 적혀있는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작품은 조선 수군의 편제와 함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부감법으로 그려졌다.
그림의 사면에 적혀있는 2640자에 달하는 기록은 조선 시대 수군의 지휘 계통을 포함해 각 수군에 소속된 군원수, 수군 기지, 수군 장비, 왜선을 가장한 가왜선단과 거북 선단의 수 등 구체적인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어 사료적 가치가 무척 높고 귀한 작품이라고 K옥션 측은 설명했다.
K옥션의 9월 메인경매 출품작들은 13-24일 서울 신사동 K옥션 사옥에서 미리 볼 수 있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