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부터 9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진행하는 '그의 거처'를 통해서다.
전준호 작가는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특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 및 설치 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들과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인간사의 보편적인 공감을 놓치지 않는 독특한 내러티브를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보다는 인간 실존적 문제와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현실과 이상의 괴리, 현상과 이면의 간극 그리고 진실과 신화 사이 허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건넨 이 질물들을 통해 우리는 예술뿐 아니라 세계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가공된 신화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전시제목 '그의 거처'는 현실과 이상 그리고 진실과 신화 사이에 있는 작가 혹은 현시점의 우리 모습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말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예술의 지점과 작가로서의 지점에 대해 질문하고, 우리가 서있는 현 위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작가가 처한 한국의 지역적 특수성에 나아가 대상의 본질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장 1층에 설치된 '마직막 장인' 작품은 작가가 쓴 소설에 등장하는 해골을 깎은 장인과 아이디어를 내는 현대미술가가 등장해 마치 작가의 실제 이야기처럼 읽혀지나 가상의 스토리로, 작품의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현대미술의 관행이 되어버린 아이디어와 제작의 이분화, 미술가와 장인, 창작과 비평 사이 모호한 경계를 질문한다.
이번 전시는 전준호 작가가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갖는 국내 개인전으로, 작가의 언어를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한 설치, 조각 작품 6점과 문경원 작가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영상 작품'묘향산관'이 공개된다.
중국 북경의 북한식당을 배경으로 예술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몽환적으로 펼쳐지는 '묘향산관'은 9월 일본 후쿠오카 트리엔날레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