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진행하는 홍화순 초대전 '마음, 환상, 창작의 화면'展을 통해서다.
작가는 1980년대 부터 수차례 진행한 개인전을 통해 독특한 화의(畵議)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독자적인 화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작가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에는 한국의 고건축을 주제로 지붕 위나 기와의 배열이 갖고 있는 개조적인 아름다움과 율동을 주관적으로 구성함으로써 구축적인 조형감각을 유발시키고 있다.
작품형식과 재료에 있어서도 구상과 추상이 병존하고 수묵과 채색이 혼용되고 있는데, 한옥의 곡선과 은은한 회색의 기와, 오방색의 단청, 청실홍실의 청사초롱 그리고 민화풍의 산과 구름, 소나무와 달 등이 정통 형식의 조형이 아닌 기하학적 구도와 함께 배치되고 재구성된다는 점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시도하는 가운데 연륜과 수반해서인지 최근 작품에서 구도가 단순화 되고 세련되어지면서 수묵과 채색 역시 밝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주제선택에 있어서 가면이나 건축구조를 채택한 것은 작가 자신이 건축구조로써 조형의 질서를 탐구하고, 가면으로써 민족적인 홍취를 탐구하려는 뜻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사실적 실경 표현을 넘어 자신의 창의적 화면작업을 추구하는 작가의 작품행위는 그 자체로 현대적 회화정신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분명히 주목할 만하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