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9월 6일까지 국내 초연하는 ‘래빗홀’. (제공=조은컴퍼니)
2007년 퓰리처 희곡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린지 어베이르(David Lindsay Abaire)의 ‘래빗홀(Rabbit Hall)’은 예측하지 못한 불행한 사고를 겪은 후 상실감에 시달리는 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괴롭고 슬픈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현명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들이 마주하는 상황과 반응들은 실제로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다.
작품은 아프고 힘들면서도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래빗홀’은 국내에서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2010)로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제작까지 맡았던 니콜 키드먼은 영화에서 과거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싶은 예민하고 섬세한 베카를 연기했다.
차오르는 슬픔과 두려움을 가슴 속에 담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용기 있는 여성 베키를 연극 ‘래빗홀’에서는 영화 ‘변호인’의 히로인 이항나 배우가 연기한다. 오래 전 아들을 잃은 베카의 엄마 냇 역은 배우들이 닮고 싶어 하는 배우 강애심이 맡았다.
베카의 남편 하위 역은 배우 송영근이, 베카의 동생 이지 역은 팔색조 배우 전수아가 열연을 펼친다. ‘래빗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17세 소년 제이슨 역은 울림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기현과 연극 ‘가을 반딧불이’에서 다모쓰 역을 맡았던 김지용이 함께 연기한다.
또한 섬세한 작품 연출로 2013년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신인연출가상을 수상한 김제훈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인물들의 감정의 무게와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세밀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초연인 이번 ‘래빗홀’에서 혼란스럽고 가슴 아픈 2014년을 사는 한국 관객들은 상실과 아픔 이후에 감내하게 되는 일상과 이를 조금씩 극복하고 서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 것 같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