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에 대한 새로운 증언과 발굴이 담겼다.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15년 동안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직접 증언을 하며 조목 조목 반박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대우자동차에 대한 이유를 들었다. 대우그룹은 '세계경영'을 모토로 지나치게 확장 투자를 벌이다가 대우자동차의 부실로 몰락했다는 것이 그동안 국내외에서 받아들여지던 '정설'이었다. 한국정부도 "부실이 더 심해져서 국민경제에 더 큰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정부가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서 한국경제가 손해본 금액만 21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고 추산한다. 한국이 금융위기 때에 IMF로부터 빌린 돈 만큼이나 많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대우자동차를 실패한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우 해체에 따르는 비용은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부담했고 투자 성과는 GM이 다 가져갔다. 대우 해체는 실패한 정책이 된다. GM의 성공은 숨기고 싶은 진실이 된다"고 말한다.
대우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김 회장은 본말이 전도됐다고 말한다. 수출금융이 막혀서 16조 원이 갑자기 필요해졌고, 금융권이 BIS비율 맞추기 등 자신들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3조 원의 대출을 회수해 갔다는 것이다.
또 "정부에서 갑자기 수출이 나쁜 것처럼 얘기하고, 수출금융이 막혀 벌어진 일들을 우리가 잘못한 걸로 몰아붙이는 건 도대체 말이 되지 않아요.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 책은 대우그룹의 흥망사와 함께 남북협상과 '김일성, 김정일'과 20여 차례 만난 과정, 그리고 노태우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권유할 당시의 분위기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육성으로 정리했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