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4.08.12 19:19:58
(CNB=최원석 기자) 한국마사회 창원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가 7년간 3만여명의 어린이들을 위한 ‘따뜻한 과외’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창원지사는 그동안 지역 복지시설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아동들의 교육·문화적 격차 해소를 위해 ‘방과후 교실’ 운영해오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의 아동복지시설인 에디슨 지역아동센터.
2년전 처음 이곳을 찾아 사물놀이를 배우게 된 박도현(11)군은 “복지회관 연말 축제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매일매일 이 시간이 기다려져요.”라고 활짝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창원지사가 방과후 교실 운영에 참여하게 된 건 2006년 에디슨아동센터에 후원금을 전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재정이 열악해 문화교실을 운영하지 못한다는 센터측의 하소연에 강사료, 재료비 등 모든 비용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단순히 금전 지원을 넘어 프로그램 개설, 강사 선정 등 운영 전반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후 창원지사와 에디슨아동센터는 2007년부터 월∼수요일 방과후 문화교실을 개설했다.
현재 미술, 풍물, 합창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7년간 문화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3만여명에 이른다.
창원 에디슨지역아동센터 권송미 국장은 “스스로 성공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미래를 꿈꾸고 있다”며 “많은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소외된다는 생각에 타인과 관계를 맺고 협력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부족하다. 방과후 활동에서라도 교과학습 중심에서 벗어나 예술과목으로 정체성 발견, 자존감 등 이른바 '삶의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지사의 방과후 교실은 올해 8년째를 맞으면서 더욱 결실을 맺고 있다.
아픈 가정사를 딛고 올해 대학 무용과에 입학한 박민수(19·가명)군은 “그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아무런 목표없이 살았다. 방과후 교실을 통해 내가 무얼 잘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알게 됐다. 무용학과를 졸업한 후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들려줬다.
또한 미술, 사물놀이, 합창 수업의 성과도 있다. 2009년부터 미술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을 모아 ‘창원의 세종문화회관’이라고 불리는 성산아트홀에서 매년 정기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작품 수준도 높아 전시 후엔 구매 문의가 잇따른다. 사물놀이와 합창은 2012년부터 마사회가 공연비용을 전액 지원해 작품발표회를 열고 있다.
이밖에 창원지사의 문화 프로그램도 인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마가 열리지 않는 월∼목요일 지사 건물을 문화센터로 활용한다. 2011년부터 최근 3년 동안 노래, 탁구, 꽃꽂이 등 1500여회 강좌에 6만5천명이 찾았다. 모든 강좌는 마사회 지원으로 무료로 운영된다.
또 창원지사는 지역의 장애인 재활 치료사 양성을 위해 후원금을 전달하고,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련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수강료를 지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전방위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마사회 김재산 창원지사장은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장외발매소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주민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결국 지사는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려있다”며 “지속적인 주민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