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조기통합 필요성을 전했다.
김 행장은 “조기통합은 조직과 임직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인식하고 제 모든 것을 걸고 성실하게 추진하겠다”며 “노조와 성실히 협의하는 한편 직원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달 열린 전체 임원 워크샵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2월 17일,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을 별도의 금융법인으로 두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조기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적인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2011년 대비 54%, 외환은행은 22%로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구조혁신의 배경이 된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노사정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은 11일 CNB에 “2.17 합의서 체결 당시 외환은행,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노동조합 및 금융위원회가 서명한 것은 사실이나, 금융위원회는 합의서 서명시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입회인’ 자격이었다”며 “입회인은 계약 체결시 입회하여 계약의 존재 및 체결사실을 증명하는 역할로 합의 당사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노조, 회사, 정부 3자가 합의하는 ‘노사정’에서 정부(금융위원회)가 빠졌기 때문에 노사정 합의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인력감축 등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김한조 행장은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은행장 직을 걸고 후배들의 고용 안정과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연간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 황석규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내세울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심기일전해 통합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가시화 되는 것은 기업가치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하이투자증권 유상호 연구원은 “최근 외환카드 분사·통합을 시작으로 합병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시너지 창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에 대한 경영자의 높은 의지는 시장 예상보다 합병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국내 금융사들이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며 “고용안정과 급여보장 등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외환은행) 노조도 한 발짝 양보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