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용산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가 지역 문화센터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마사회가 용산역 인근에 있던 기존 임대 건물이 낡고 노후화돼 고객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용산 원효로에 있는 마사회의 신축 용산 장외발매소 건물(18층) 중 6개 층을 주민 친화시설로 개방하면서 만든 문화센터다.
탁구, 요가, 한국무용, 노래교실 등 이곳 용산 장외발매소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강좌 프로그램은 모두 12가지다. 다른 장외발매소에 비해 아직 강좌가 많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강좌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게 마사회 관계자 전망이다.
지난 1월 한국무용, 한문교실, 노래교실, 요가교실, 스포츠댄스 등 7개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문화센터는 2월 탁구교실, 3월 진도북춤과 라인댄스, 6월 탁구레슨 등이 추가되면서 이용고객도 운영 7개월만(1월 20일~ 7월 30일 기준)에 1만5281명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마사회 안효진 용산지사장은 “요가, 탁구, 한문교실 등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신설해 늘 주민들, 특히 주부들이 붐비는 공간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수강료는 무료로 용산구민 누구나 이용가능하고 검증된 강사와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만큼 믿고 찾는 문화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20명 정원의 춤 동아리 ‘춤너울’의 한 회원은 “춤 동아리가 무료로 이런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혜택이다. 지역 주민들 간의 소통을 위한 좋은 시설이라고 생각한다”며 “강사의 수준도 매우 높아 회원들 모두 만족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해 함께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요가교실에 참가 중인 한 회원은 “요가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만 대부분 수강생들이 젊은 아가씨들이어서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데, 이곳은 중장년층이 많아서 마음이 편하다. 프로그램이 좀 더 다양해지면 요가 외 다른 강좌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장외발매소들이 경쟁적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을 선보이면서 지역민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창원 장외발매소는 지역민을 위한 교육기부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일산 장외발매소의 경우 어린이 실내 놀이터가 있는 키즈 북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의정부 장외발매소는 24시간 개방되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하고, 시청과 함께 지역 주민 구직난 해소를 위한 취업 박람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밖에 강동 장외발매소는 연 20회 이상 뉴타운 주민설명회 장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관심·필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사회 박기성 지역상생사업본부장은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장외발매소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단순 경마 시설을 넘어 문화·교육·체육이 융복합된 주민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며 “결국 장외발매소는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운영하는 가에 달려있다. 지역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 지역 문화 발전의 구심점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