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대호, 빛을 그리다: 김환기, 오수환'전으로 명명된 이번 전시는 국가지정문화재 3점을 비롯해 백자대호 7점과 백자호 6점이 포함된 조선백자 총 50점이 공개된다. 또한 김환기(1913∼1974) 유화·과슈 20점, 오수환68) 유화·과슈 10점도 함께 선보인다.
7월 16일부터 8월 1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조선백자가 갖는 미학적 아름다움과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변용해 낸 김환기, 오수환의 작품을 통해 전통미학의 현대적 가치와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백자호 13점 중에는 높이 40cm 이상의 백자대호(白磁大壺)7점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보물 제1438호, 1439호 등 국가지정문화재로 선정된 백자대호 3점이 함께 선보인다.
백자대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0여점만이 전하므로, 그 중 7점의 백자대호를 한 자리에서 모아 전시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달 항아리로 일컫는 둥근 모양의 백자대호는 18세기 조선백자의 백미로, 기교 없이 자연미로 가득하며, 빛의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풍부한 양감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사군자, 산수화 등의 문양이 들어간 다양한 형태의 조선청화백자에는 중국의 것과는 다른 여유와 농담이 깃들어, 조선 사대부 문인들만의 한적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심미적 정취를 느끼게 한다.
깊고 맑은 유백색 청아한 푸른색이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조선 백자에 담긴 미적 세계관은 "내 예술의 모든 것은 백자 달 항아리에서 나왔다"라고 말하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에도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중 종이 위에 유화, 과슈 20점은 김환기 화백의 부인 김향안 여사가 직접 소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지난 1985년 가나화랑 김환기 개인전 때 처음 선보인 이후로 약 30여 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된다.
한편, '서체적 추상화'로 화단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오수환은 서예나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일필휘지와 같은 표현주의적 드로잉을 서양화 재료와 결합해,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아온 그는 시적인 자유로움과 동양화의 선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