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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러시앤캐시-OK저축은행 ‘3.2%특판예금’ 불편한 진실

‘업계 최고금리’ 생색내기용? 콜센터-지점 서로 말 달라 곳곳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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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7.09 12:09:57

▲OK저축은행이 개점 기념으로 내놓은 금융권 최고금리 상품인 ‘OK특판예금’. 인터넷 가입이 안되는데다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빚고 있다. (OK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OK저축은행’을 개점하며 저축은행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러시앤캐시(법인명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가 출범 기념으로 내놓은 고금리 상품이 홍보 부족으로 금융소비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가입이 되지 않는 창구용 상품이라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고객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CNB가 내막을 취재했다. (CNB=도기천 기자)

현금 들고 창구 찾아야 우대금리 혜택
인터넷뱅킹 혜택 못받아 헛걸음 속출
자유적립식 적금도 해석 엇갈려 혼란

러시앤캐시는 지난 7일 OK저축은행 공식영업 시작을 기념해 연3.2%의 ‘OK특판예금’을 선보였다. 이 예금은 연2.8%(1년만기) 기본금리에 0.4%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저축은행 객장에서 ‘오케이’라고 직원에게 말하면 된다. 말 한마디면 0.4%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금리는 전 금융권을 통털어 최고 금리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1년만기 예금금리는 연2.78% 수준이다.

금리비교 사이트에 공시된 전체 금융사들의 금리 중 최고는 경남조흥저축은행의 연3.2%다. OK저축은행이 단번에 이 기록에 올라선 것이다. OK저축은행은 500억원 한도로 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우대금리 통장을 개설하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점이다.

통상 금융사들은 특판예금을 판매할 때 인터넷뱅킹으로 통장을 개설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번거로운 창구방문을 최소화하고, 종이통장 발행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거래를 활성화해 지점 유지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이 내놓은 특판예금은 인터넷 상에서의 가입이 불가능하다. 창구에서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뒤 자신의 컴퓨터에서 예금통장을 개설하더라도 우대금리(특판금리) 적용을 받지 못한다. 

결국 직접 현금을 들고 창구를 찾아야 한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손가락으로 OK를 표시하면서 ‘오케이’라고 말을 해야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이벤트성 상품이라 창구 방문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현금을 들고 가기가 부담스럽다면 어쩔 수 없이 창구를 두 번 방문해야 한다.

창구에서 인터넷뱅킹 가입 및 입출금통장을 개설한 뒤 특판예금에 가입할 금액을 전자금융으로 해당 통장에 이체 시킨다. 그런 다음 그 통장을 들고 다시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오케이’ 모양으로 만들어 “오케이”라고 말해야 한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의 새 엠블렘. (러시앤캐시 제공)

울며겨자먹기식 “오케이”

이같은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일부 고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당연히 인터넷에서 특판 가입이 될 줄 알고 창구에서 전자금융시스템에 가입한 고객들은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뱅킹에 접속한 뒤에야 특판예금 개설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7일 특판예금에 돈을 맡기고자 창구를 방문했던 오모(42) 씨는 CNB 기자에게 “혹시나 해서 지점에 방문하기 전에 전화로 ‘인터넷으로 특판예금 가입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는데 ‘가능하다’고 답했다”며 “창구를 방문했을 때도 별다른 안내를 받지 못했으며, 집에서 인터넷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난 뒤에야 특판예금 가입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오씨는 또 “해당지점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담당자가 ‘처음이라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한 번 더 찾아오라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CNB가 직접 창구에 전화 문의 했을 때도 OK저축은행 측은 “인터넷으로 특판가입이 된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지점을 두 번 방문해 특판통장을 개설했다. 현재 OK저축은행의 수도권 지점은 남대문로 본사를 포함해 9곳에 불과하다.

A씨는 CNB와의 통화에서 “0.4%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차로 40여분 거리를 두 번 다녀왔다”며 “1000만원을 예치했는데 기름 값이나 나올지 모르겠다. 완전히 우롱당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1000만원을 OK저축은행에 맡길 경우, 특판금리(연3.2%) 기준으로 1년 이자가 32만원이다.  저축은행 평균금리(연2.8%) 기준으로 따지면 28만원 선이다. A씨는 4만원 이자를 더 받자고 먼 거리를 두 번씩이나 오간 셈이 됐다. 

‘대부업무 스타일’ 개선해야

연4%를 주는 자유적립식 적금도 홍보 부족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CNB가 콜센터와 지점에 문의한 결과 각각 설명이 달랐다.

콜센터에서는 “매월 금액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적립’이 가능하다”고 답했지만 지점에서는 “일정금액을 정한 뒤 정해진 금액(같은 금액)을 매월 입금해야 연4%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업계에서 ‘자유적립식’이란 매월 자유롭게 불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OK저축은행 측은 “최초 가입때 매월 불입할 기준 금액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CNB가 약관, 홈페이지 등을 꼼꼼히 살폈지만 이와 관련한 안내 문구는 찾을 수 없었다.  

▲최윤 OK저축은행 대표이사. (OK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홍보실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점에 문의해 상황을 파악한 뒤에야 CNB에 “고객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초 인터넷뱅킹 가입한 해당 지점에 온라인으로 (예금할 금액을) 계좌이체 한 뒤, 지점에서 특판통장을 만들어 고객에게 우편발송하는 방법을 고려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며 “현재로서는 현금을 직접 들고 오거나, 두 번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거쳤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거울 삼아 향후에는 온라인 특판을 내놓는 등 고객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앤캐시가 돈을 빌려주는 대부 업무만 해온 곳이다 보니 돈은 맡는 데는 노하우가 없었던 것 같다”며 “저축은행업에 정식 진출한 이상 돈을 빌려주는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돈을 맡아서 관리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OK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해 오던 가교저축은행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아프로서비스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이 인수해 탄생한 저축은행이다. 

러시앤캐시는 자산규모가 2조원대에 이르는데다 대부업 최초로 오래전부터 공중파 광고에 진출했었다. 대부업에서 잔뼈가 굵은 터라 소매 영업망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저축은행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최윤 회장이 OK저축은행의 대표이사를 직접 맡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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